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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흔적, ‘비아 페라타’를 이용해 암벽을 오른다

c.pixabay.com/katerline

아찔한 현기증을 일으키는 수직의 암벽들을 오르기 위해서 전문 암벽 등반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와이어로 만들어진 고정 로프에 의지해서 바위를 오를 수 있다. 이런 시설물을 ‘비아 페라타(Via Ferrata)’라 하는데 일반인도 도전이 가능하다. 단순히 걷기만 하는 트레킹과 달리 수직의 벽을 기어오르는 짜릿한 쾌감을 준다. 힘들게 수직의 벽을 올라가서 밑으로 펼펴지는 풍경은 깊은 만족감을 준다. 돌로미테 지역에는 ‘비아 페라타’들이 설치되어 있고 그것이 훗날 전세계로 퍼져나가는데 그것은 전쟁의 흔적이었다.

“비아 페라타는 전쟁의 아픈 상처”

비아 페라타는 1차 세계 대전의 아픈 상처다.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사이에 위치한 험준한 암벽 산군인 돌로미테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가파른 봉우리로 이루어진 돌로미테 산군의 특징상 마을과 마을을 잇는 빠른 통로를 만들고, 높은 봉우리를 지켜내기 위한 수단은 절실했다. 이런 연유로 많은 산악 보병들이 보다 원활하고 안전하게 산악지역을 이동하기 위해 비아 페라타를 만들었다. 이탈리아어로 ‘철로 만든 길’을 뜻하는 비아 페라타는 가파른 암벽에 굵은 와이어를 고정시켜 확보된 줄에 카라비너를 번갈아 끼우며 등반할 수 있도록 구성된 등산로 혹은 등반기술을 말한다.
당시 전쟁을 위해 건설된 ‘비아 페라타’는 전쟁이 종료된 후 산악인들에 의해 새로운 루트가 개척, 추가되면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산악레저 활동의 하나로 발돋움하게 된다. 현재 이탈리아 지역에만 약 7천여 개에 이르는 비아 페라타 코스가 있으며, 각 코스 난이도에 따라 등급을 분류해 놓고 있다. 독일, 스페인, 슬로베니아, 스웨덴 등 유럽 전역을 넘어 미국, 캐나다, 이란 등에도 암벽으로 이루어진 산군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쉽게 비아 페라타 코스를 발견 할 수 있다. 북한산 백운대 구간에도 이런 철로 된 고정 난간이 등반을 돕고 있다. 그 외에도 돌로미테의 암벽 곳곳에는 전쟁 중 참호로 이용한 동굴, 참호들의 잔해가 남아 있다.

c.unsplash.com/Maja Kochanowska

“비아 페라타의 주의할 점”
가파른 암벽 위를 안전장치에 의지해 오르는 이 산악레저는 하이킹을 넘어서는 짜릿한 쾌감과 색다른 경치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낙석, 번개, 눈사태, 급작스런운 기상악화, 그리고 장비 사용의 부주의 등은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떠한 장비도 본인의 안전을 완벽히 책임져 주지 않음을 명심하고 주의해서 등반해야 한다. 비아 페라타를 위해서는 반드시 안전 벨트, 헬멧 그리고 비아 페라타용으로 제작된 전용 확보줄과 카라비너 등을 꼭 사용해야 한다. 특히 국제산악연맹(UIAA) 안전위원회에서는 비아 페라타 장비에 대해 UIAA 마크 인증을 하고 있으므로 구매 시 인증 마크를 꼭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