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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리지오니에서 역사 깊은 관광지 시에나까지

c.unsplash.com/ch seeyau

몬테리지오니에서 시에나까지는 약 21km의 거리를 걸어야 한다.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 순례의 길 중에서 토스카나 지방만 걷는 사람들은 시에나가 마지막 목적지다. 언덕 위의 마을 몬테리지오니에서 내려오면 숲길이 펼쳐진다. 그러나 시에나가 다가오면 아스팔트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한다. 토스카나 지방의 도시들은 한결같이 언덕 높은 곳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시에나도 그렇다. 몬테리지오니에서 시에나까지 버스를 타고 올 수도 있지만 순례자들은 고집스럽게 걷고, 또 걷는다.

“토스카나 지방의 유명한 관광지 시에나 ”
시에나는 유명한 관광 도시 피렌체에서 얼마 안 떨어져 있기에 피렌체에 들른 관광객들이 차나 버스를 타고 당일치기 여행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이 도시는 흥겹고 번잡스럽다. 며칠을 걸어온 순례자들은 시에나의 중심가인 캄포 광장에 도착해서 이런 풍경을 보면 낯설고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시에나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답게 찬찬히 돌아볼 곳들이 많다. 조개 모양처럼 생긴 탁 트인 캄포 광장은 주변에 푸블리코 궁전, 만지아의 탑 등이 있고 이 광장에서는 14세기부터 매년 7, 8월에 안장 없이 말을 타고 달리는 경마 축제가 열린다.
시에나 두오모(대성당)는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결합된 성당으로 밖의 모습도 장엄하지만 안은 매우 화려하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만들었기에 당대의 예술성이 매우 잘 표현되어 있다. 줄 쳐진 기둥들, 벽에 장식된 사람 얼굴들의 조각, 대리석 바닥에 새겨진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모자이크, 로마의 건국과 관련된 늑대의 젖을 먹고 있는 형제의 모습, 성당 중심의 돔에 새겨진 별 모양의 문양과 금으로 장식된 돔 등, 그 화려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제단 앞에 있는 청동 조각들, 제단 뒤의 화려한 벽화들 보면 성당 안이 종교적인 기능을 넘어서 전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시에나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당 근처에는 세례를 받는 세례당이 있고, 또 짓다 만 건물도 있다. 두오모 대성당을 확장하려다가 페스트 때문에 중단된 흔적이고 근처에 두오모 박물관도 있다.

“로마 건국자의 자손이 세운 시에나의 전설과 역사”
전설에 의하면 시에나는 로마 건국자의 후손들이 세운 도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로마는 로물루스와 레무스(Romulus and Remus)라는 쌍둥이 형제와 관련이 있다. 여러 설들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소개한다면, 지금 터키의 북서부 해안에 있는 트로이 전쟁 시절, 트로이군에서 헥토르 다음으로 용맹한 장군이었던 아이네이아스(Aeneas)는 그리스의 오디세우스에 장군에게 트로이군이 패하자 유민들을 이끌고 이탈리아로 갔다. 그는 이탈리아의 중부 지방인 라티움에 정착하여 에르투리아인과 협조하는 가운데 세력을 키워 나가다 그의 후손들은 이탈리아 로마의 남동쪽에 위치한 알바 롱가(Alba longa)라는 지역에 정착하여 살았다.
그런데 훗날, 아이네이아스의 후손 중에서 누미토르(Numitor)와 아물리우스(Amulius)라는 형제는 씨족의 상속권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 동생인 아물리우스는 형 누미토르를 몰아내고 자신이 우두머리가 된 후, 형의 아들들을 모두 죽이고 형의 딸 레아 실비아(Rhea Sivia, 혹은 일리아 Ilia)를 베스타 신전의 제사장으로 삼았다. 제사장은 결혼할 수 없으므로 자신의 형의 자손들을 끊어버리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레아 실비아는 동굴에서 군신 마르스와 동침하여 쌍둥이 아들을 낳는다. 그러자 삼촌인 아물리우스는 시종 파우스툴루스에게 갓난 아이를 갖다 버리라고 한다. 쌍둥이는 바구니에 담겨 테베레강에 띄워 보냈고, 슬픔에 잠긴 엄마 실비아는 강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에 떠내려가던 아기를 담은 바구니는 늑대에 의해서 발견되었고 늑대는 아이들을 젖을 주어서 키웠다. 그후 쌍둥이 형제는 양치기의 양자가 되어 성장했다.(다른 전설에 의하면 시종 파우스툴르스는 아이들을 버리지 않고 그의 처와 함께 아이들을 몰래 돌보았다고 한다.)
훗날 성장한 두 아이 중에 동생 레무스가 근처의 목동들과 싸움을 벌이다 목동들에게 잡혀간다. 그를 구출하려고 형 로물루스가 목동들을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쫓겨났던 할아버지 누미토르를 만나게 된다. 그는 결국 두 아이가 자기 딸의 아이들이란 것을 알고 힘을 합쳐서 아물리우스 왕을 쫓아내고 다시 누미토르가 알바 롱가의 왕이 된다. 그리고 누미토르는 외손자인 로물루스와 레무스에게 새롭게 땅을 하사했는데 훗날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의견이 갈리다가 로물루스는 레무스를 죽이고 팔라티노 언덕에서 나라를 건설하니 초기 로마였다.

여기서부터 시에나의 전설이 이어진다. 아버지 레무스가 죽자 레무스의 두 아들인 세니우스(Senius)와 아스키우스(Aschius)는 로마에서 도망을 쳐 시에나로 왔다. 그들은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암늑대(카피톨리누스 늑대)의 동상을 갖고 시에나로 와서 도시의 상징으로 삼았다. 또한 그들은 흰색과 검은색 말을 탔으며 이로 인해서 발 자나(Balzana), 즉 어두운 띠 위에 흰색 띠가 있는 시에나의 문장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물론 어원적으로 따지는 다른 설도 있고 또 로마에 관련된 전설은 여러 버전이 있다. 어쨌든 그만큼 시에나는 로마와 연결이 되고 중요한 인물이 건설했다는 자부심을 가져온 도시다.

시에나는 역사적으로, 특히 13세기와 14세기까지 주요 은행의 중심지로 이곳에는 1472년부터 운영되어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Monte dei Paschi 은행이 있다. 또한 중요한 르네상스 화가들이 시에나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와 유럽 예술의 과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이곳은 예술의 도시였다. 또한 원래 Studium Senese라고 불린 시에나 대학교는 1240년에 설립되어 세계에서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다.
이렇듯이 시에나는 전설로 보아도 중요한 도시였고, 또 역사적으로 중세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으며 13, 14세기의 여러 건물들이 있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현재 인구가 약 53,000명(2022)인 아름답고, 역사 깊은 관광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