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들르는 곳, 사우스 세틀랜드 제도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South Shetland Islands)는 남극 대륙의 북쪽 120km 정도에 있는 섬들의 집합이다. 남극 지방은 남극점이 있는 남극 대륙은 물론 남극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도 포함한다.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는 남극을 찾는 이들이 처음 들르는 남극 지역이다. 남미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나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에서 시작하는 남극 투어는 이곳에 맨 먼저 들르게 된다. 또한 이 섬들에는 남극 기지들이 설치되어 있다.
“사우스 세틀랜드 제도의 지리와 기후”
사우스 셰틀랜드는 11개의 주요 섬과 여러 개의 작은 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면적이 3,687km2고 섬들의 80~90%가 영구적인 빙하로 덮여 있다.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는 서남쪽 의 스미스 섬, 로우 섬에서 동북쪽의 엘리펀트 섬과 클라렌스 섬까지 약 450km에 걸쳐서 뻗어있다. 1959년 남극조약에 따라, 모든 서명국이 비군사적 목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여러 국가에서 섬에 연구 기지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킹 조지 아일랜드 섬에 있으며, 대한민국의 ‘남극 세종 과학 기지’도 이곳에 있다. 섬들은 남극 대륙과 가까워 기후가 춥다. 섬 주변의 바다는 4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얼음으로 폐쇄되며 월 평균 기온은 연중 8개월(4월~11월) 동안 0°C(32°F) 미만이다. 이섬들은 연중 내내 흐리고 습하며 사계절 내내 매우 강한 서풍이 분다. 여름 내내 80% 이상이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고 평균 여름 기온은 약 1.5°C(34.7°F)이고 겨울 평균 기온은 약 –5°C(23°F)다.
“이 섬들이 처음 발견되자, 이곳은 물개들의 지옥이 되었다.”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는 1819년 2월 19일 영국 윌리엄스호의 선장 윌리엄 스미스(William Smith)가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칠레의 케이프 혼(Cape Horn)으로 향하던 중이었던 그는 사우스 셰틀렌드 섬들을 보았으나 하선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친 뒤에 10월 17일 다시 돌아와 킹 조지 섬에 영국 국기를 꽂았다. 이후 1819년 12월 25일 윌리엄스호의 항해사였던 조셉 헤링(Joseph Herring)이 이끄는 배가 킹 조지 아일랜드를 다시 찾았다.
그 후, 세상에 사우스 세틀랜드 제도가 널리 알려지자 물개를 잡으려는 인간들이 몰려들기 시작되었다. 그 당시 물개 가죽은 서양 세계에서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 몰려든 물개 사냥 배들은 엄청나게 많은 물개들을 도살한다. 1871년에서 74년 사이에 미국의 물개잡이 배들이 잡아들인 물개의 수만 33,000여 마리에 이르렸다. 평화롭게 살아가던 물개들의 낙원이었던 이곳은 19세기 중반의 수십 년간 물개들의 지옥이 되었다. 다행히 1880년대 들어서면서 물개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사냥이 줄어들었고 물개들은 다시 번식해서 현재 200만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현재는 남극 여행의 중심지”
20세기 중반 들어서 사우스 세틀랜드 제도는 남극 여행의 중심지가 된다. 1956년 관광객들을 태운 칠레의 LAN 항공기가 남극반도와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를 지나고, 1958년 1월과 2월 아르헨티나의 크루즈선인 ‘Les Eclaireurs’가 이곳을 다녀가면서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는 남극 관광의 시발점이 된다. 이후 칠레와 스페인 등에서 남극 관광객을 위한 배를 띄우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남극을 찾는 이들의 수가 연 2천 명을 넘었고, 대개 그들이 첫발을 디디는 장소가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이다.
남극 여행은 여름에 해당하는 12월~2월에만 가능하다. 거친 드레이크 해협을 지나쳐 온 관광객들은 크루즈에서 내려 작은 고무배인 조디악을 타고 이동하여 각 섬을 방문할 수 있다. 조디악을 타고 섬으로 향하며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투명한 빙산, 바다에 떠 있는 육중한 빙산(5m 이상의 얼음), 바다 위를 떠다니는 유빙(5m 미만의 얼음 덩어리) 등 살아오며 한번도 보지 못한 풍경을 보는 순간 말로만 듣던 남극을 여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난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척박한 대륙에서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살고 있는 펭귄, 고래, 바다표범, 바닷새 등의 해양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인간들에게는 척박한 남극이 그들에게는 가장 살기 좋은 환경이 된다는 경이로운 사실 앞에서 강인한 생명의 신비함과 대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바다와 어우러진 남극의 풍경”
사우스 셰틀랜드 섬들은 네 그룹이 있다. 클래런스 아일랜드(Clarence Island)와 엘레펀트 아일랜드(Elephant Island)가 가장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고 그 옆으로 킹 조지 아일랜드(King George Island), 넬슨 아일랜드(Nelson Island), 펭귄 아일랜드(Penguin Island)가 있다. 로버트 아일랜드(Robert Island), 그리니치 아일랜드(Greenwich Island), 리빙스톤 아일랜드(Livingstone Island), 스노우 아일랜드(Snow Island), 디셉션 아일랜드(Deception Island)가 또다른 한 무리를 이루며, 가장 남서쪽에서 스미스 아일랜드(Smith Island)와 로우 아일랜드(Low Island)가 있다. 이렇게 굵직한 섬들 외에도 150여개의 작은 섬들과 해수면 위로 줄지어 있는 거대한 바위들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남극 대륙은 아니지만 넓게 보아 남극에 속하는 지점으로 바다와 어우러진 남극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