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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남극반도’

Unsplash의James Eades

둥근 남극 대륙을 보면 왼쪽 윗부분, 즉 북서쪽에 삐죽하게 튀어 나온 부분이 보인다. 그곳을 남극 반도(Antarctic Peninsula)라 부른다. 남극 반도는 남극 대륙에서 남극권 바깥에 해당하는 유일한 부분이다. 2011년을 기준으로 남위 66° 33′ 44″(66.5622°) 남쪽이 남극권에 해당하는데 남극 반도는 남극권을 벗어나 북쪽으로 S자 형태로 가늘고 길게 뻗어 있으며 드레이크 해협을 사이에 두고 남미 대룩과 마주 대하고 있다. 영국, 칠레, 아르헨티나가 영유권을 주장하며 국제 분쟁이 잦던 곳으로 팔머(Palmer)반도라고도 불리었는데 1964년에 현재의 ‘남극 반도’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극권이란?”
극권은 북극이나 남극에서 여름에 해가 지지 않는 백야 현상과 겨울에 해가 뜨지 않는 극야 현상이 일어나는 한계선이다. 남극권의 위치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지구 자전축 기울기의 변화에 따라 40,000년 주기로 2°가량 변한다고 한다. 현재는 1년에 약 15m가량의 속도로 남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다. 위선이라는 것은 적도를 0도로 하고 북극점과 남극점을 각각 90도로 정한 후, 적도와 평행으로 지구 표면에 그은 가로의 선이다. 적도의 북쪽을 북반구, 남쪽을 남반구라고 하며, 북반구의 위선상의 위치는 북위, 남반구의 위치는 남위로 나타낸다. 북위 23.7도의 위선을 북회귀선, 남위 23.7도의 위선을 남회귀선이라 하는데 태양이 하지에는 북회귀선 바로 위를 지나고 동지에는 남회귀선 바로 위를 지난다. 그래서 북반구에 사는 사람들은 하지 무렵이 더운 여름이고, 남반구의 사람들은 동지 무렵이 더운 여름이다.
북반구든, 남반구든 위도 66.33도의 위를 극권(極圈)이라 한다. 극권의 고위도 쪽에서는 겨울에는 하루종일 해가 보이지 않는 날이 펼쳐지고 반대로 여름에는 해가 지지 않는다. 즉 북극에서는 북위 66.3도 넘어간 북쪽 지역을 북극권이라 하는데 그 지역은 여름에 해가 아주 오래 동안 떠 있는 백야 현상이 나타나고 겨울에는 해가 거의 뜨지 않아 어둠 속에 묻혀 있게 된다. 더 높이 올라갈수록 그런 현상이 더 심하다. 반면에 남위 66.3도에서부터 남극 중심 지역까지의 지역을 남극권이라 하고 이런 현상이 북반구와는 반대로 나타나게 된다. 그곳의 남극의 여름은 12, 1, 2월로 백야 현상이 나타나고 겨울 6, 7 8월은 하루 종일 어둠이 뒤덮는다.

“남극 반도는 남극권에 속하지 않는다.”
남극 반도는 남위 66.3도 보다 더 북쪽에 있어서, 즉 위도가 낮아서 남극권에 속하지 않지만 남극대륙 본토와 이어진 최북단 지역으로 여전히 춥고 극지방의 영향을 받는다. 면적은 522,000 ㎢이며 80%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칠레는 오히긴스 랜드(O'Higgins Land)로 부르고, 아르헨티나는 티에라 데 산 마르틴(Tierra de San Martín), 영국은 그레이엄 랜드(Graham Land)로 부르며 미국에는 팔머 반도(Palmer Peninsula)로 알려져 있다. 각국의 주장은 어느 것도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남극조약 체제에 따라 현재 각 국가는 자신의 영유권을 시행하려고 하지 않는다.

“남극반도의 기후”
남극반도는 남극 대륙의 최북단이기에 대륙 내에서 가장 온화한 기후를 갖고 있다. 1월에 가장 따뜻하며 평균 1~2°C이고 6월에 가장 추우며 평균 –15~-20°C이다. 남극 반도에서는 여름 3~4개월 동안 기온이 0 °C를 초과하고 겨울에는 거의 -10 °C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데 지난 50년 동안 북부의 따뜻하고 습한 해양 기후가 남쪽으로 이동했다. 춥고 건조한 대륙성 남극 기후가 습하고 더운 해양성 기후로 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남극 반도 서쪽의 해양 생태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남극 반도는 남극 대륙에서 가장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구 기지들이 많은 곳이다. 또한 관광 선박과 요트가 자주 방문하며 남극 반도에는 버려진 과학 및 군사 기지가 많이 있다. 남극 반도 주변의 섬에는 다양한 화산이 있고 반도의 풍경은 전형적인 남극 툰드라다. 반도를 따라 있는 섬들은 대부분 얼음으로 덮여 있고 유빙(5m 미만의 얼음 덩어리)이 떠다닌다. 빙산은 5m 이상의 거대한 얼음으로 대륙에서 물이 얼어서 된 얼음덩어리고, 유빙은 바닷물이 얼어서 된 얼음덩어리다.

Unsplash의Cassie Matias

“남극 반도 여행”
거울같이 맑은 남극해와 그 위를 유유히 흐르고 있는 빙하와 유빙. 남극 반도를 뒤덮고 있는 거대한 빙하와 설원은 눈이 시릴 정도로 하얗다. 아직 인간의 손길이 채 닿지 않아 원시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곳의 자연미는 지구 그 어느 곳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이롭고 신비하다.

니코 하버(Neko Harbor)
안드호드 만(Andvord Bay) 안쪽에 위치한 니코 하버, 즉 니코 항구는 노르웨이의 포경선이었던 ‘Neko’에서 이름을 따 왔다. 유리같이 투명한 해수면을 가르고 우뚝 솟은 빙하와 군데군데 바위가 드러난 육지가 어우려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파라다이스 하버(Paradise Harbor)
이름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남극의 눈과 얼음이 빚어내는 빼어난 장관이 환상적이다. 거대한 빙산이 영롱한 수면에 비춘 풍경은 넋을 잃게 만든다. 조디악 보트를 타고 남극의 아름다움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이 파라다이스 하버다. 푸른 하늘을 노니는 가마우지들과 눈부시게 빛나는 빙벽, 에머럴드 빛 이끼와 오렌지빛 지의류가 빚어내는 절경은 환상적이다.

윈키 아일랜드 – 로크로이 항구(Wiencke Island - Port Lockroy)
윈키 아일랜드의 서쪽 해안에는 로크로이 항구가 있다. 이곳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 중의 하나다. 옛 영국 기지였던 ‘Base A’는 이제 박물관으로 변하였고 100년 전 포경기지였던 이곳에서는 이젠 밍크 고래와 혹등 고래가 해안을 따라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르마이어 해협(Lemaire Channel)
남극 반도와 부스 아일랜드(Booth Island) 사이의 가파르게 자리잡고 있는 르마이어 해협은 길이 11km, 폭이 1600m가량이다. 크루즈로 지나칠 때 해협의 풍경이 숨 막힐 듯이 아름다워 자기도 모르게 카메라를 꺼내 들어 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카메라를 부르는 풍경, 코닥 갭(Kodak Gap)’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날씨가 맑은 날에서는 빙산 주변에서 한가로이 놀고 있는 물개나 밍크고래들을 볼 수 있다.

피터만 아일랜드(Petermann Island)
피터만 아일랜드는 대부분의 크루즈가 랜딩하는 곳으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화강암 덩어리에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장관을 볼 수 있다. 아델리 펭귄과 젠투 펭귄들의 최남단 서식지이기도 하며, 아르헨티나의 세운 쉼터(refuge)와 1982년 피터만에서부터 패러데이(Faraday) 기지를 향해 얼어붙은 바다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세 명의 영국 남극 자연환경 연구소(BAS) 연구원들을 기리는 십자가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