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세고 파도가 높은 드레이크 해협(Drake Passage)
남미 대륙 최남단에서 떠난 크루즈 배가 케이프 혼을 지나면 드레이크 해협(Drake Passage)를 통과하게 된다. 드레이크 해협은 남미 대륙과 남극 대륙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매우 극한 환경을 가진 해협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남극 대륙과 남미 대륙의 해류가 부딪치는 곳으로 이로 인해 바람이 매우 강하고 파도가 높은 해협이다.
“남미와 남극 대륙 사이에 있는 드레이크 해협”
남미 대륙과 남극 대륙 사이에 위치한 바닷길이다. 폭이 650㎞에 달하여, 세계에서 폭이 가장 넓은 해협으로, 대서양 서남부와 태평양 동남부를 연결하는 통로이다. 이 해협은 4900만~1700만 년 전에 남극대륙과 남미 대륙이 분리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름은 1578년 이곳을 처음으로 발견한 유럽인 프랜시스 드레이크(FrancisDrake) 선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이 해협은 세상에서 가장 거친 바다로 손꼽히며, 항해술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대에는 문명 세계와 남극대륙을 차단하는 자연 경계선의 역할을 했다. 남극해를 비유적으로 일컬어 “울부짖는 남위 40도, 사나운 50도, 절규하는 60도”(Roaring 40s, Furious 50s and Screaming 60s)''라고 표현하는데 그중에서 절규하는 60도에 해당하는 곳이 드레이크 해협으로 가장 험난한 곳이었다.
드레이크 해협을 발견한 사람은 드레이크 선장이었지만 이곳을 처음으로 통과한 이들은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1616년에 네덜란드인 항해가 빌럼 스하우턴(WillemSchouten)이 이끈 탐험대였다. 인근에 있는 마젤란(Magellan) 해협과 비글(Beagle) 해협은 중간에 섬들이 많아서 좁고 유빙이 있어서 항해하는 선박들은 폭이 넓은 드레이크 해협을 더 선호하였다.
“드레이크 해협의 가치”
1914년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기 전까지 많은 배들은 거친 바람이 부는 드레이크 해협을 통해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오갔지만 그후부터는 파나마 운하를 이용했다. 20세기 후반에 선박이 대형화되는 추세에 따라서 파나마 운하를 지날 수 없는 큰 배들만 여전히 드레이크 해협을 지나다니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남극으로 향하는 크루즈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남위 60° 선이 지나는 위도대에는 대륙이나 섬 등이 거의 없어 해류의 흐름이 원활하며 플랑크톤이 풍부하여 청고래, 황제펭귄 등의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드레이크 해협의 연평균 기온은 -3∼5℃이며, 해수 온도는 약 -1∼6℃이다. 늦겨울에 해당하는 9월에는 남극대륙에서 뻗은 해빙이 이 지역의 4분의 1을 덮기도 하지만 늦여름에 해당하는 2월에는 대부분의 해빙도 사라진다. 드레이크 해협은 비록 기상 조건이 안 좋아도 환경적인 측면에서 남극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지역 중 하나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는 장소다. 이 해협의 자료는 해양 생태계, 기후변화, 지질학적 특성 등을 연구하는데 활용된다. 남극의 생태학적 특성을 이해하고 환경 변화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