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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사블랑카와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하산 2세 모스크

c.unsplash.com/Hans-Jürgen Weinhardt

카사 블랑카(Casablanca)의 이미지는 영화와 노래와 현실이 겹친다. 1942년도에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카사블랑카’가 유명해지자 전쟁이 끝난 후, 카사블랑카를 찾아간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영화는 미국의 헐리우드 세트장에서 100% 촬영된 것이기에 모로코의 카사 블랑카에 그 흔적은 애당초 없었다. 하지만 배경은 분명히 프랑스 식민지 하의 모로코, 카사 블랑카였다.

“영화 카사블랑카 속의 카사블랑카”

인생을 어느 정도 산 사람들은 영화 ‘카사블랑카’를 기억할 것이다. 1942년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지만 한국의 텔레비전에서도 1960년대, 70년대에 방영했었다. 영화 속에서 ‘릭’으로 나오는 남자 배우 험프리 보가트는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서 술집 'Rick’s cafe American’을 운영하고 있었다. 모로코는 프랑스 식민지였지만 프랑스가 독일군에게 함락당하자 독일군이 이곳도 지배하게 된다. 모로코는 프랑스인들이 다른 나라로 탈출하기 위한 통로였다. 이때 잉그리드 버그만이 자신의 남편과 함께 이곳에 나타난다. 그녀는 험프리 보가트의 옛 연인이었다. 사실, 그녀는 독일군에 의해 파리가 함락당하기 직전 험프리 보가트를 기차역에서 만나 함께 피신하기로 했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녀의 집에 그 전날, 결혼하기로 했던 옛 연인이 찾아온 것이다. 폴란드 출신인 그는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다가 잡혀 죽은 것으로 알았는데 살아서 나타났기에 잉그리드 버그만은 그를 두고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 헤어진 잉그리드 버그만이었는데 험프릭 보가트 앞에 그녀가 남편과 함께 나타난 것이다. 험프리 보가트의 마음은 심란했다. 그러나 그녀의 사정을 나중에 알게 된 험프리 보가트는 그녀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자신을 알게 된다. 그는 그녀와 남편을 위해서 위조출국증과 비행기표를 마련해 준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 역시, 나중에 그들의 관계를 알고 난 후, 오히려 험프리 보가트에게 여인을 데리고 가라고 양보한다. 두 남자의 한 여인에 대한 진실된 사랑이 감동적이다. 그러나 결국 험프리 보가트는 카사블랑카에 남고 잉그리드 버그만과 그녀의 남편을 탈출시킨다. 멋진 신사 험프리 보가트를 바라보는 잉그리드 버그만의 눈물 고인 애절한 눈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옛날 영화다. 그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카사블랑카는 그런 낭만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반면에 그보다 조금 더 젊은 사람들에게 카사블랑카는 작고한 가수 최헌의 노래 ‘카사블랑카’로 다가올 것이다. 1982년 버티 히긴스라는 뮤지션이 영화 카사블랑카를 보고 감명을 받아 만든 노래를 최헌이 번안해서 불렀다. 그 노래도 애절하다.
물론 현재 카사블랑카는 영화 속 분위기와 많이 다르다. 그러나 그 영화를 보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무함마드 5세 광장 앞 하얏트 호텔 1층에는 ‘릭스 카페 아메리칸’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이 카페에 가면 당시 영화 포스터, 주연 배우들의 복고풍 사진들이 걸려 있다. 이 카페는 영화를 본 사람들만이 찾는 곳일 것이다.

“카사블랑카는 모로코에서 가장 큰 도시”

라틴어로 카사는 ‘집’이란 뜻이고 블랑은 ‘하얀’이란 뜻이니 카사 블랑카는 ‘하얀 집’이다. 아랍어로 ‘앗-다르 알-바이다’로 불리는데 이 역시 ‘하얀 집’을 뜻한다
모로코의 북서쪽 대서양 연안에 위치하고 있는 카사블랑카는 모로코에서 가장 큰 도시며 인구는 약 330만 명이다. 모로코의 경제, 문화, 정치의 중심지이며, 모로코에서 가장 중요한 항구 도시로 현대적인 건축물과 역사적인 건축물이 공존하는 도시다. 대서양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맞닿아 있는 카사 블랑카는 유럽과 교류가 잦았다. 이름처럼 대부분의 건물들이 흰빛을 띄고 있고 항구가 있어서 활력이 있는 도시다. 이곳에도 메디나(구시가지)가 있다. 어느 도시나 그렇듯이 성벽에 둘러싸여 있는 골목길에는 상점들이 들어서 있고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모스크 ‘하산 2세 모스크’”

카사블랑카에서 제일 눈에 띄는 관광지는 ‘하산 2세 모스크’다. 녹색 지붕의 거대한 모스크에는 높이가 200m나 되는 거대한 미나렛이 우뚝 솟아 있다. 이 모스크는 거대하고 아름답다. 하산 2세는 즉위 직후부터, 즉 1986년부터 건설을 시작해 1993년에 완공했는데 이슬람 경전 코란에 있는 '신의 옥좌는 물 위에 지어졌다'는 구절을 따라 해안가 절벽에 지어져서 바로 대서양의 시원한 바람과 석양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7번째로 크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모스크는 동시에 10만 5천 명의 신도들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크고 210m 높이의 미나렛은 세계에서 2번째로 높다. 모스크의 외벽 타일은 모로코 전통 문양으로 모로코 국민들의 성금을 모아서 제작한 것이니 이 모스크는 국민 통합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근처 바닷길을 걸어 다니며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낯선 땅에 와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설렌다. 혹시라도 영화 카사 블랑카나 노래 카사 블랑카를 떠올린다면, 비록 그것이 허구라도, 현실 속의 카사 블랑카가 더 낭만적으로 다가올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