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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최대의 재래시장이 열리는 치치카스테낭고

Unsplash의José Barrios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 시티에서 북서쪽으로 145km 떨어진 곳에 해발고도 1,965m의 키체마야 고원이 있다. 그곳에 치치카스테낭고(Chichicastenango)라는 도시가 있다. 인구는 10만명이 넘고, 약 2만 명의 마야 후손인 키체족이 근교에서 옛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곳에서는 목요일과 일요일날 두 차례 열리는 중남미 최대의 재래시장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활력이 넘치는 중남미 최대의 재래 시장”
치치카스테낭고 마을 입구에는 아치형으로 된 문에 있는 ‘케찰코아틀 신’이 눈길을 끈다. 케찰코아틀은 아스텍 신화에 나오는 날개 달린 뱀의 형상을 한 신으로 아스테카의 신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신이다. 그러나 이 신은 아즈텍 문명보다 훨씬 이전인 고대, 기원전 수세기 전부터 마야인들의 신이었으며 마야인은 이 신을 쿠쿨칸 또는 쿠쿠마츠라고 불렀다. 이것은 ‘깃털 달린 뱀’이라는 뜻인데 유카탄 반도의 마야 유적지 치첸이차에서도 나타난다. 이 신은 물이나 농경과 관련된 뱀신이었는데 훗날 멕시코 시티 부근에서 일어난 테오티우아칸 문화에서부터 ‘털 있는 뱀’이라는 용과 같은 신화적 동물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테오티우아칸 신전에도 깃털 달린 뱀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훗날 일어난 아스텍 문명에서는 이 신을 생명의 신, 지혜의 신, 풍요의 신 등으로 여겼다. 또 옥수수를 발견했고 역법(달력)과 예술의 창조자로 신봉했는데 케찰(quetzal)은 ‘아름답다’, 코아틀(coatl)은 ‘뱀’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뱀’이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이 신은 마야 문명, 테오티우아칸 문명, 아즈텍 문명 등에 넓게 퍼져 나타나는 유명한 신이다. 케찰코아틀 신은 하얀 피부를 가진 신으로 묘사되는데 어느 날 이곳을 떠난 후, 태양이 뜨는 곳에서 귀환할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때 스페인 정복자들을 보고 아즈텍인들은 케찰코아틀이 귀환했다고 믿었다. (이것은 비슷한 시절에 존재했고 또 비슷한 시기에 망했던 페루 지역의 잉카인들의 ‘비라코차’ 신에 대한 신화와도 비슷하다. )
이런 케찰코아틀 신의 모습을 신전이 아닌 재래시장에서 보는 순간, 원주민들의 관습과 전통이 이곳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곳에서 파는 것들은 엄청나게 다양하지만 특히 원주민들이 직접 만든 공예품과 직물들이 매우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것을 팔고 있는 마야인들의 후손이 더 눈길을 끈다. 우리와 비슷한 몽골계인 그들의 얼굴과 원색 계통의 전통 의상이 강렬하다.

“카톨릭과 마야 토속 종교가 합해진 독특한 모습”
광장을 중심으로 2개의 큰 성당이 있는데 특히 산토 토마스 교회는 17세기 말 포풀부(마야 역사서로 세계와 인간의 기원부터 고대 마야의 문화와 신화를 수록한 책)가 발견된 곳으로 가톨릭뿐 아니라 마야 신들의 예배도 이루어지는 곳이다. 하얀 성당 문 앞의 반듯하지 못한 돌계단 앞에서 물건이나 꽃을 파는 사람들도 있고 연기가 자욱하다. 원래 마야인들의 토속신을 모시는 사원이었는데 그것을 부수고 성당을 만들었지만 원주민들은 민족의상을 입고 예전의 마야족 의식을 거행해서 카톨릭과 토속신앙의 결합된 독특한 장면을 연출한다. 마야인들은 기도를 할 때 연기를 피우는데 지금도 연기를 피워서 성당에는 그을음이 있다. 이런 장면은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것이리 흥미롭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