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코카서스 산맥 속, 조지아의 은둔지 투셰티 트레킹
조지아 북동부 지역의 코카서스 산맥에 투셰티(Tusheti)라는 지역이 있다. 북쪽과 동쪽으로 러시아 연방에 속한 체첸공화국과 다게스탄 공화국과 접하고 있는 변방 지역이다. 이곳은 사람들이 별로 가지 않는 생태학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께끗한 고산 지역 중 하나다. 투셰티(Tusheti)에서 가장 큰 마을은 오말로(Omalo)로 투세티 지역을 트레킹 하기 위해서는 일단 이 마을로 와야 한다.
“투셰티 보호구역과 투셰티 국립공원”
투셰티는 투셰티 보호지역(Tusheti Protected Areas)으로 보호되고 있는데 투셰티 국립공원(Tusheti National Park), 투셰티 보호경관(Tusheti Protected Landscape), 투셰티의 엄밀한 자연보호구역(Tusheti Strict Nature Reserve)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113,660.2ha에 해당한다. 투셰티 보호구역 안에 있는 투셰티 국립공원은 2003년 4월 22일 조지아 의회가 승인한 8개의 새로운 보호지역 중 하나로 이 공원에 보존된 식물은 소나무 숲과 자작나무 숲이다. 공원의 주요 동물종은 아나톨리아 표범(Panthera pardus ambornii), 곰, 샤무아(영양의 일종), 매, 검독수리, lammergeyer(수염 독수리), 스라소니, 야생 염소 및 늑대다. 이 공원은 풍부한 생물 다양성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지형, 작은 마을, 오래된 방어 타워, 요리 및 민속 문화로 인해 2011년 ’Budget Travel‘ 에서 ’들어본 적 없는 최고의 장소 12곳‘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험난한 투셰티 가는 길”
이곳까지 다는 길은 험난하다. 해발 2,900m의 ‘아바노 고개(Abano Pass)’를 통과해야 하는데 아슬아슬한 절벽길이다. 5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만 4WD로 갈 수 있다. 일단 트빌리시(Tbilisi)에서 크베모 알바니(Kvemo Alvani) 마을까지는 마슈르카(미니버스)를 타고 약 3시간을 간다. 그곳에서 트레킹의 중심도시 오말로(Omalo)까지 4륜 구동 택시를 흥정해서 타야 한다.
크베모 알바니에서 오말로까지 사륜 구동을 타고 가는 길은 약 4시간 걸리는데 매우 험난하다. 절벽에 난 좁은 길이라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길이라는 소리가 있지만 세계에는 위험한 길들이 많아서 ‘가장’이란 말을 선뜻 쓰기에는 망설여진다. 그러나 험한 길은 분명하다. 종종 사고도 일어나고 그 현장도 보게 된다. 해발 2,900m의 아바노 패스(고개)를 넘을 때는 길이 좁고 험한데 난간도 없는 곳에서 마주 오는 차라도 만나면 아슬아슬하게 피해서 간다. 이곳은 운전도 조심해야 하지만 그보다도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낙석들이 위험하다. 비가 오거나 비가 온 다음 날은 안가는 것이 현명하다. 가는 길은 험하지만 구름 낀 산맥을 뚫고 실핏줄 같은 산길을 따라가는 여정은 모험스럽고 환상적인 길이다.
“투셰티의 중심 마을, 오말로(Omalo)”
투셰티(Tusheti)의 가장 큰 정착지고 트레킹 여행의 베이스 캠프인 오말로(Omalo)는 크베모 오말로(Kvemo Omalo)와 제모 오말로(Zemo Omalo)로 나뉜다. ‘크베모(Kvemo)’는 하부라는 뜻이고 제모(Zemo)는 상부라는 뜻이다. 즉 크베모 오말로(Kvemo Omalo=Lower Omalo )는 아랫마을 오말로를 의미하고, 제모 오말로(Zemo Omalo=Upper Omalo)는 윗마을 오말로를 말한다. 대개는 ‘크베모(아랫마을)’ 오말로까지 오는데 이 마을은 현대적이며 투셰티 보호지역 방문자 센터 등과 상점들이 있다. 또한 게스트 하우스들이 윗마을보다 더 많이 있으며 새로운 호텔도 있다. 반면에 ‘제모(윗마을)’ 오말로는 전통적인 느낌을 주는 옛 마을로 아랫마을처럼 활력이 넘치는 곳은 아니지만 전망이 더 좋다. 그곳에서 좀 더 올라가면 최근에 복원된 여러 개의 고대 탑들이 있는 케셀로(Keselo)가 있다.
어디에서 묵는가는 자신의 선택인데 아랫마을에서 윗마을까지는 걸어서 약 1시간 정도 걸리니 윗마을에 가고 싶은 사람은 처음부터 흥정을 해서 차를 타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말로의 아랫마을, 윗마을은 모두 6월과 9월 사이에 문을 여는 게스트하우스들이 있지만 계절적으로 조금 이르거나 늦으면 문을 닫아서 텅 빈 마을이 된다. 성수기인 7, 8월에는 외부의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 이곳에서는 인터넷도 잘 된다. 반면에 다른 지역으로 가면 인터넷이 안 되는 마을들도 있고 더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면 전혀 안 되는 곳도 있다.
“오말로 근처의 작은 마을들”
Keselo (케셀로)
케셀로(Keselo)는 윗마을 ‘제모 오말로(Zemo Omalo)’의 위 언덕에 있다. 이곳은 1230년대 몽골의 침략 당시 건설되었는데 5개의 탑은 적을 방어하기 위한 요새였다. 그후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되었다가 21세기에 복원된 타워 중 하나는 오늘날 흥미로운 ‘민족지학 박물관’이 되었고 다른 타워에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지역 사진들이 전시할 Shalva Alkhanaidze 사진 박물관이 계획되어 있다.
Shenaqo(셰나코)
오말로(Omalo)에서 동쪽으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셰나코(Shenaqo)는 투셰티(Tusheti)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푸른 코카서스 산맥들이 펼쳐진 전망을 자랑한다.
즈벨리 디클로(Dzveli Diklo)
세나코(Shenaqo)에서 북동쪽으로 4km 떨어진 디클로(Diklo)를 지나 약 2km 떨어진 곳에 있는 즈벨리 디클로(Dzveli Diklo) 요새는 동쪽으로 러시아 연방에 속한 다게스탄(Dagestan) 공화국을 바라보는 멋진 바위 곶에 자리 잡고 있다.
“다틀로(Dartlo)와 크바블로(Kvavlo)”
오말로에서 북서쪽으로 11km 떨어진 곳에 다틀로(Dartlo)라는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비포장 도로가 나 있어서 차를 타고 당일치기로 여행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틀로는 돌집 수십 채가 있는 작은 마을로 옛날 교회, 재판소 등의 유적지도 있다. 여름에 다틀로(Dartlo)는 야생화가 가득한 아름다운 마을이 된다. 이곳보다 350m 더 높은 곳에 크바블로(Kvavlo) 마을이 있다. 대부분은 폐허지만 성수기 때에는 사람들이 보이고 카페도 있다. 이곳에 오르면 웅장한 코카서스 산맥과 하얀 구름이 발아래로 펼쳐지는 장엄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크바블로는 다틀로에서 보면 높은 언덕에 빤히 보이지만 약 4km 정도여서 천천히 걸어서 왕복 여행하는데 약 2시간 정도가 걸린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 인적없는 코카서스 산맥 길의 풍경이 아름답다.
“투셰티 지역 트레킹”
이 지역을 트레킹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오말로에서 묵으며 차를 빌려서 주요 마을을 방문하고 근처를 돌아보며 가볍게 당일치기 하이킹을 할 수도 있고, 몇몇 마을을 선정해서 그곳에서 숙박하며 이동하면서 돌아볼 수도 있다. 홈스테이같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잘 수 있다. 식당이 없는 작은 마을도 있지만 성수기에는 숙소에 돈을 내면 아침, 저녁을 제공한다.
오말로에서 샤틸리까지 4박 5일 정도의 트레킹을 한다면 중간에 숙소가 없어서 2일 정도는 텐트와 식재료, 버너 등을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 경우 트빌리시에서 캠핑 장비를 대여할 수 있다. 그곳 여행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단체로 가면 알아서 준비해준다. 또한 트레킹 도중에 국경 경찰 캠프에 들러서 등록하고 여행 허가도 받아야 한다. 이런 트레킹은 여행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단체로 가는 것이 더 안전하고 편리하다.
“가볍게 하이킹 할 수 있는 코스들”
오말로, 다틀로, 세나코 등의 마을 사이는 걸어갈 수도 있지만 차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차량은 숙소 주인들에게 부탁하면 된다. 차비를 아껴야 할 상황이라면 물론 걸어야 하겠지만 시간과 체력을 아끼고자 한다면 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곳곳의 마을 숙소에 짐을 풀고 근처를 하이킹 하면 힘이 들 든다.
오말로 - 케셀로 – 다틀로
웃마을 제모 오말로에 묵는다면 언덕 위에 있는 케셀로(Keselo)는 가까운 거리다. 만약 크베모 오말로, 즉 아랫마을에 묵는다면 일단 한 시간 정도 웃마을까지 걸어 올라가야 한다. 케셀로에는 1230년대 몽골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건설된 5개의 탑이 있다. 오말로에서 11km 떨어진 다틀로까지는 걸어서 오거나 차를 타고 갈 수 있다.
다틀로(Dartlo) - 크바블로(Kvavlo) - 기레비(Girevi) - 다틀로
오말로(Omalo)에서 다틀로(Dartlo)까지는 11km다. 천천히 걸어서 가면 3, 4시간 정도 걸리고 차를 타고 가면 20-30분이면 간다. 다틀로의 숙소에 짐을 풀고 언덕에 있는 크바블로(Kvavlo) 마을 등을 구경하면 된다. 다틀로(Dartlo)에서 기레비까지 트레킹 할 수도 있다. 기레비(Girevi)까지는 14km인데 중간에 파르스마 마을을 보면서 가면 5, 6시간 걸린다. 파르스마 마을에도 게스트 하우스와 카페가 있고 거기서 1시간 정도 더 가면 나오는 기레비에도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 한적한 길, 파란 하늘, 하얀 구름, 푸른색으로 뒤덮인 코카서스 산맥, 적막한 작은 마을들, 어쩌다 보이는 중세 마을의 흔적, 유적지를 보면서 걷는 가운데 코카서스 산맥의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중간에 양치기 개들이 나타나서 좀 성가실 수도 있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자신의 체력과 시간 상황에 따라 다틀로에서 자는가, 파르스마에서 자는가, 기레비까지 가서 자는가는 선택해서 계획을 짜면 된다.
셰나코(Shenaqo)- 디클로(Diklo)-즈벨리 디클로 요새(Dzveli Diklo fortess) -셰나코
투셰티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의 하나라는 셰나코(Shenaqo)를 중심으로 돌아볼 수도 있다. 오말로(Omalo)에서 동쪽으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셰나코(Shenaqo)로 가서 숙소를 정한 후, 세나코에서 북동쪽으로 4km 떨어진 디클로(Diklo)를 지나 약 2km 떨어진 즈벨리 디클로(Dzveli Diklo fortess) 요새를 볼 수 있다. 이곳은 동쪽으로 러시아 연방에 속한 다게스탄(Dagestan) 공화국을 바라보는 멋진 바위 곶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다시 셰나코로 돌아오는 당일치기 일정이다. 그런데 즈벨리 디클로 요새(Dzveli Diklo fortess)는 다양한 지명으로 표기되고 있다. Diklo fortess, Dzveligalavnis. Dzveli Galavani 등 여러 가지로 표기되고 있다.
셰나코에서 디클로 마을은 4km 정도이기에 걷기에 좋고 꽃이 활짝 핀 언덕길이 아름답다. 디클로 마을을 지나 즈벨리 디클로 요새까지 가는 2km의 산길 트래킹도 그리 어렵지 않다. 이 지역은 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 러시아 국경이다. 구름이 안낀 날에는 장엄한 코카서스 산맥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셰나코(shenako)와 다틀로(dartlo) 사이는 걸어갈 수도 있지만 차를 타는 여행자들이 많다. 차로 약 1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숙소 주인들의 차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체력에 자신이 있고 시간이 넉넉하다면 걸을 수도 있다.
오말로, 케셸로, 다틀로, 크바블로, 기레비. 셰냐코. 디클로. 즈벨리 디클로 요새 등의 트레킹 코스는 자신의 체력과 시간적, 경제적 상황에 맞춰서 스스로 짤 수 있으며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기에 걷기만 하면 된다. 평소에 많이 걷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은 코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적당하게 차량을 섞어서 트레킹하면 편하다.
“오말로에서 샤틸리까지의 4박 5일 트레킹”
오말로에서 샤틸리까지의 4박 5일 트레킹은 트레킹을 많이 해본 사람들이 할만한 트레킹이다. 2박은 스스로 짊어지고 간 텐트를 이용해 숙박해야 한다. 중간에 해발 3,431m의 아트순타 고개(Atsunta pass)를 넘어야 하며 여러 개의 작은 강도 건너야 하는 험한 코스도 있다. 이런 곳은 개인적으로갈 수도 있지만 단체로 팀을 이루어 가는 것이 좋다.
오말로에서 샤틸리까지 가는 트레킹 코스는 아직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 남아 있는 곳이며 자연과 문화가 조화를 이룬 곳으로 장엄한 산의 경치뿐만이 아니라 돌탑이 우뚝 솟아 있는 전통적인 중세 마을도 보게 된다. 처음의 이틀은 대부분 차도를 걷는다. 중간에 마을을 보기도 하는데 마을에 관심이 없다면 피리키타 산맥(Pirikita Range)을 가로지르는 더 높은 길을 걸으면 장엄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해발 3,431m의 아트순타 고개(Atsunta Pass)는 일반적으로 6월 하반기부터 7, 8월경에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기상 상태에 따라 달라지며 경비원들은 위험할 경우 안전을 위해 여행자들을 돌려보내기도 한다. 트레킹은 7, 8월에 가장 많이 한다. 6월이나 8월도 가능하지만 6월에는 비가 와서 강물이 불어날 수 있고 (얕은 강을 건너야 하는 곳들이 있다) 9월에는 눈이 올 수도 있다. 한여름에는 고산지대라 낮에는 시원하지만 밤과 새벽에는 겨울과 같으므로 거기에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 텐트는 물론 버너와 식량도 준비해야 한다. 텐트와 버너는 트빌리시에서 빌릴 수 있으며 강은 말을 타고 건널 수도 있다. 그런 곳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4박 5일 트레킹의 과정”
첫날은 오말로(Omalo)에서 다틀로(Dartlo)까지 간다. 11km로,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겠지만 천천히 걷고, 쉬는 시간까지 예상하면 3, 4시간 정도 걸린다. 이곳은 차량이 많이 다니는 곳이어서 우연하게 차를 얻어 타고 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다틀로에는 숙소가 있으므로 이곳에서 1박을 하면서 위 언덕에 있는 크바블로(Kvavlo) 마을도 감상할 수 있다.
2일째, 다틀로(Dartlo)에서 기레비(Girevi)까지 14km.
부지런히 간다면 4, 5시간 걸리겠지만 파르스마 마을을 보고 가면 1, 2시간 더 걸린다. 체스호(Chesho)라는 마을을 지나쳐서 계속 길을 가다 보면 파르스마(Parsma)가 나온다. 이곳에는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도 있으니 쉬면서 커피 한잔 마실 수도 있다. 이곳의 언덕에는 중세 마을 유적도 있다. 언덕 높은 곳에 파란 하늘 밑에서 하얀 구름이 흘러가고 우뚝 서 있는 탑이 부르는 것만 같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쉽다. 올라가면 무너진 탑들만 있지만 그곳에 본격적인 파르스마 마을이 있다. 작은 마을이지만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파르스마(Parsma)에서 기레비(Girevi)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중간에 기레비 국경 경찰 캠프에 들러서 퍼밋을 받는다. 기레비 마을에는 수십 채의 집들이 있지만 주변에는 버려진 마을의 흔적인 폐허들도 보인다. 이곳에 게스트 하우스들이 있다.
3일째, 기레비(Girevi)에서 크바크히디 목초지(Kvakhidi meadow)까지
이 구간은 14km로 여기서부터는 마을이 없다. 게스트 하우스나 식당도 없기에 캠핑 장비와 버너가 필요한 구간이다. 차도 다니지 못하기에 걸어갈 수밖에 없다. 대개 배낭을 메고 걷지만 말과 마부를 고용해서 짐을 싣고 트레킹 하는 이들도 있다. 기레비(Girevi) 마을에서 나와 걷다 보면 알라자니(Alazani) 계곡이 둘로 갈라지고 오른쪽 길을 따라 올라간다. 가파른 언덕길을 계속 올라가다 보면 촌티오(Chontio) 마을 유적을 지난다. 이 버려진 마을이 투셰티 지역과 헤브수레티(Khevsureti) 지역의 경계다. 아트순타 고개(Atsunta pass)를 기준으로 동쪽은 투셰티, 서쪽은 헤브수레티(Khevsureti)로 나뉘는데 현재의 트레킹 코스는 두 지역을 잇는 길이다.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길을 혼자서 가자면 외롭고 무서울 수도 있다. 또한 얕은 시냇물을 종종 건너야 한다. 이런 길은 단체로 팀을 이루어 가면 더 좋을 것이다. 그렇게 가다 보면 여러 강의 합류점인 크바크히디 초원((Kvakhidi meadow)이 나타난다. 캠프장 근처에는 작은 시냇물이 있어서 음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2016년에 한 목동이 자신들을 위한 보호소를 음식을 파는 가판대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기본적인 음식과 때로는 콜라나 맥주도 구입할 수 있다.
이곳에는 말을 모는 목동들이 다음날 아트순타 고개(Atsunta pass)를 넘을 트레커들에게 배낭을 말에 실으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강을 건너려면 말을 타야 한다고 설득한다. 그 말은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얕으면 그냥 건너도 되지만 비가 와서 물이 분다면 말을 타고 건너는 것도 요령이다. 하지만 강물이 너무 불어서 건널 수 없으면 하루 정도 기다리거나 포기하는 것도 지혜다. 무리를 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이 캠프장은 성수기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편이다. 해발 2,600m라 한 여름인데도 밤과 새벽에는 춥다.
4일째 크바크히디 초원(Kvakhidi meadows), 아트순타 고개(Atsunta pass), 키도타니스 능선
크바크히디 초원에서 아트순타 고개 정상까지는 12km이고 고개를 넘어서 키도타니스 능선(Khidotanis ridge)까지는 6km를 걸어야 한다. 이 구간이 해발 3,431m의 고개를 넘는 구간이기에 가장 힘이 들지만, 또 가장 기가 막힌 풍경을 볼 수 있는 길이다. 모두 18km이니 순탄하게 평지를 걷는다면 4, 5시간이면 돌파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은 해발 3,431m를 오르는 길이다 보니 고산증을 느끼기도 하고 숨이 가빠서 속도가 느리게 되고 힘이 드니 시간이 더 걸린다. 마부들과 협상해서 말을 타고 고개 정상까지 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이곳에서는 강을 두 번 건너야 한다. 한여름에는 무난하게 건널 수 있지만 초여름에 큰비가 내린 후에는 강물이 불어서 강 건너기가 곤란해지기도 한다. 웬만한 경우에는 말을 타고 강을 건널 수 있지만 만약 강물이 너무 불었거나 비가 많이 온다면 기레비로 도로 돌아가는 상황도 발생한다.
강을 건너면 샤틸리로 가는 표시가 있는 돌이 있다.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하고 드디어 아트순타 고개(Atsunta pass) 정상에 서면 발아래 펼쳐지는 장엄한 코카서스 산맥을 감상할 수 있다. 고개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고 험하다. 또 산이 높다 보니 구름이 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점점 내려오며 키도타니스 능선(Kidotanis range)을 걸어갈수록 황홀한 풍경이 펼쳐진다. 히말라야 산맥은 누런 흙과 암석으로 덮여진 황량한 곳이 많다. 그 황량미도 아름답지만 한여름의 코카서스 산맥은 풀로 뒤덮인 푸른 산맥이다. 푸른 산맥이 굽이굽이 펼쳐지고 파란 하늘, 하얀 구름이 주변에 깔린 모습은 코카서스 산맥, 키도타니스 능선에서만 볼 수 있는 장엄하고 독특한 풍경이다. 이 풍경을 보는 순간,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나 낭떠러지 옆의 길을 조심스럽게 가는 구간도 있어서 방심하면 안 된다. 그 난코스를 뚫고 나가면 평지가 펼쳐지고 안도감이 몰려오면서 모든 것을 해냈다는 만족감이 가슴을 뒤덮는다. 계속 내려가면 국경 경찰 캠프와 카페가 있다. 국경 경찰 캠프에 들러서 퍼밋을 제시하면 카페 앞에 텐트를 칠 수 있다. 카페에서는 빵, 차, 콜라, 맥주 등을 팔고 있고 난로도 있어서 그동안의 고생이 봄눈 녹듯이 사라진다. 근처에는 샘물도 있어서 요리를 할 수 있다. 해발 고도 2,800m인 이곳은 한여름에도 새벽에는 영도 정도까지도 내려가니 옷차림을 잘 준비해야 한다.
5일째, 키도타니스 능선(Khidotanis ridge)에서 샤틸리(Shatili)까지
이 구간은 약 20km 되는 길이다. 국경 경비대 캠프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고 진흙투성이어서 대부분의 트레커는 북쪽 길을 택한다. 이 길은 숲길을 통과해 코니스트칼리(Khonistskali) 계곡을 통과하는데 강을 건너야 한다. 폭이 좁은 곳에 놓여진 작은 나무다리를 통해서 건너갈 수 있다. 그렇게 8km 정도를 걸어가면 무초(Mutso)라는 마을이 나오고 게스트 하우스과 카페, 식당들이 보인다. 이곳에서부터 샤틸리까지는 도로가 잘 나있고 샤틸리에서 차를 타고 오는 관광객들도 많이 보인다. 여기서 트레킹을 끝내고 점심을 먹은 후, 차를 타고 샤틸리까지도 갈 수 있다. 사실, 무초에서 샤틸리 구간은 차도로서 풍경 좋은 길이 아니기에 무초에서 트레킹을 끝내기도 한다. 무초 언덕에는 무초 요새(Mutso fortress)도 있어서 올라갔다 올 수 있다. 왕복 2km 정도다.
계속 걸어서 길을 가는 사람은 12km를 더 걸어가야 샤틸리가 나온다. 중간에 버려진 마을 아나톨리(Anatoli)를 지난다. 길가에는 죽음의 집(House of dead)이 있다. 19세기 말에 이 마을에 전염병이 돌았을 때 감염된 사람은 병을 더 퍼트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 이 집에 들어와 죽음을 기다렸는데 전염병으로 12살 소년 한 명을 제외하고 마을 사람들 모두 전멸했다고 한다. 이곳은 러시아와의 국경지대여서 가다 보면 러시아 국경으로 가는 길도 보인다.
드디어 샤틸리(Shatili)에 도착하면 머무를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도 있고 식당도 보이며 관광객들 보인다. 이곳에서 1박을 한 후, 미니버스를 타고 트빌리시로 돌아가면 되는데 차가 귀하다. 개인적으로 여행할 경우, 시간 계획이 안 맞으면 며칠을 이곳에 묵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니 떠나는 날짜를 미리 스케줄을 알아보고 조정해야 한다.
사실, 이런 4박 5일 일정은 트레킹 경험이 많고,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에 트레킹 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숙소나 매장등도 거의 없다. 외롭고 비라도 오면 난감하다. 강물도 건너야 하는 위험이 발생한다. 그래서 트빌리시에서부터 여행사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혹은 한국에서부터 팀을 만들어서 단체 여행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