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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카자흐스탄의 카인디 호수

c.unsplash.com/Anatolii Shcherbyna

카인디 호수(Kaindy Lake, 1,800m)는 대지진이 발생하여 생긴 호수로 새파란 물에 잠긴 나무가 신비로운 풍경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더 신비로움을 느끼게 된다. 형성 과정 때문이 아니라 풍경 때문이다. 나무들이 자라다가 갑자기 형성된 호수로 인해서 잠겼는데 그 가지런히 늘어선 호수의 나무들과 천산산맥과 파란 하늘이 맑은 물에 비쳐서 만들어내는 풍경은 가히 초현실적 예술품처럼 다가온다. 그러나 수면이 점점 낮아져서 언젠가는 보지 못할 풍경이라는 것이 아쉽다.

“초현실적인 카인디 호수(Kaindy Lake)와 가문비 나무”

1911년 대지진으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한 후, 형성된 계곡에 빗물이 고여 호수를 만들었고 이것이 원래 자라던 가문비나무 숲을 삼켜버렸다. 그렇게 400m 길이의 독특한 카인디 호수가 형성되었다. 카인디(Kaindy)는 카자흐어로 "산사태"를 의미하는데 한때 이 호수는 죽음의 호수로도 알려졌었다.
호수의 수면 밑은 물에 잠긴 가문비 나무고 물 밖으로 튀어나온 변색된 줄기들이 늘어선 모습은 초현실적인 예술 작품 속으로 들어온 느낌을 준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 장면에 유혹당하는데 각도에 따라서 다른 작품들이 나온다. 거기에 햇살과 천산산맥, 파란 하늘, 구름, 침엽수들이 어우러지면 찬란한 빛의 향연을 이룬다. 멀리서 보면 나뭇잎이 물속에 잠기고 나무 줄기가 돛대처럼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여서, 마치 거꾸로 된 나무 숲을 보는 착각도 일으키게 된다. 물이 안개로 덮이거나 호수가 얼 때는 또 다른 마법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 호수를 홍보하는 글에는 이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호수 중 하나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좋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곳은 여름에도 시원하므로 따뜻한 옷을 준비해야 한다. 이곳에 오면 저절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맑아진다. 그러나 정적인 것만 이 호수에 있는 것은 아니다. 겨울에는 송어 낚시와 아이스 다이빙으로 인기 있는 곳이 된다. 사람들은 얼음에 구멍을 뚫고 호수 바닥으로 뛰어내리기도 한다.

“카인디 호수 가는 길과 머물 곳들”

카인디 호수는 알마티 시에서 도로를 따라 달리면 288km 떨어져 있다. 초원에는 어느 곳이나 가축들이 많다. 목동들이 가축들을 몰고 도로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차량은 서행을 해야 한다. 이 호수는 키르기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콜사이 호수 국립공원에 속하는데 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는 편이다. 콜사이 호수만 보고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호수 근처에 있는 유르트, 텐트에서 숙박이 가능하고, 작은 시장이 이곳에서 열린다. ‘콜사이 호수’ 근처에 있는 사티(Saty) 마을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이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15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산악길을 달리다 보니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사티(Saty)에는 게스트 하우스들이 있는데 소박한 곳이고, 지역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해가 지면 마을 공간은 극도로 조용해지며 마치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곳에서 키르키스스탄 천산산맥 트레킹을 할 경우, 카인디 호수에서 키르키스스탄 국경으로 가서 출입국 수속을 밟은 후, 키르키스스탄의 카라콜에 도착할 수 있다. 차량으로 약 5시간 걸리는 길이다. 카라콜은 키르키스스탄 천산산맥 트레킹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