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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산맥 속을 걷는 천산산맥 트레킹

천산산맥(天山山脈)은 한나라에 걸쳐 있지 않다. 천산산맥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부터 출발해 중앙아시아의 키르키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에 걸쳐 있는 동서 길이 2,500km가 넘는 장대한 산맥이다. 천산산맥을 따라 계속 중앙 아시아 쪽으로 가는 길을 ‘초원의 길’이라 했고, 우루무치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을 따라 내려가는 길을 ‘사막의 길’이라 했다. 예전의 대상과 구도자들은 길을 따라 갔지만 이제 현대인들은 지구상의 마지막 청정 지역이라는 천산산맥을 트레킹 하며 대자연의 풍광을 즐기고 있다.

“천산산맥 트레킹을 하는 방법”
천산산맥이 많은 나라에 걸쳐 있다 보니 트레킹도 여러 코스가 있다. 신장 우루무치 자치구의 천산산맥은 버스를 타고 중턱까지 올라갈 수 있다. 우루무치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가 ‘천지’ 호수를 보고 주변을 가볍게 트레킹 한 후 당일치기로 내려올 수 있다. 백두산에만 천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도 천지가 있다.
키르키스스탄에서의 트레킹은 산정호수인 알라콜 호수(Alakol Lake 3,560m)와 알라콜 패스(Alakol Pass 3,860m)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만년 설산과 빙하들의 비경을 돌아보고 알틴 알라산(Altyn Alashan 3,000m)을 트레킹 한다. 그리고 ‘이식쿨 호수(Issyk Kul Lake)’에서 유람선을 타고 즐기는 코스다.
카자흐스탄에서의 천산산맥 트레킹은 알마티(Almaty)로 들어가 카자흐스탄의 ‘그랜드 캐년’이라 불리는 ‘차른 협곡(Charn Canyon)’을 트레킹 하고 천산산맥에 있는 ‘콜사이 호수(Kolsai Lake)’와 ’카인디 호수(Kaidy Lake)’를 방문하는 코스다.

“중앙아시아의 스위스, 키르기스스탄에서의 천산산맥 트레킹”
키르기스스탄은 ‘중앙 아시아의 스위스’라 불린다. 하지만 이곳은 스위스보다 더 야생적이고 자신들의 문화를 간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독특하다. 키르기스스탄은 국토 면적의 90% 이상이 산악지역으로 겨울에도 얼지 않는 이식쿨호와 만년 설산, 빙하 등 산악지형이 멋지게 어우러져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키르키스탄에서의 천산산맥 트레킹은 눈덮인 높은 봉우리를 바라보며 고개를 넘고, 대초원과 호수를 만나는 여정이다. 그리고 자연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시티투어를 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가이드와 포터 그리고 식사가 제공되는 프로그램으로서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다. 프로그램은 어떻게 짜는가에 따라 코스나 시간이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 그중에 신발끈 여행사의 일정을 소개하면 이렇다.

1일째, 인천에서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Bishkek, 800m)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 후, 호텔에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하며 비슈케크 시내의 풍경과 음식을 돌아본다. 2일째는 비슈케크를 출발해 카라콜(Karakol, 1,760m)로 향하는 도중에 스카즈카 캐년(Scazka Canyon, 1,650m)을 방문한다. 이곳에서 잠시 트레킹을 즐긴 뒤 카라콜로 이동한다. ‘스카즈카 캐년’(동화 속의 협곡)은 오랜 시간 침식, 풍화 작용으로 미국 브라이스 캐년을 축소해놓은 것같은 독특한 모양의 바위들을 만날 수 있는 작은 협곡이다. 3일째부터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카라콜(1,760m)에서 군용 차량을 타고 카라콜 계곡으로 이동한 후, 약 7시간을 트레킹 해서 시로타 캠프(2,900m)에 도착한다. 가이드와 포터와 요리사들이 함께 가는 여정이다. 다리를 건너고 카라콜 계곡으로 들어갈수록 높게 치솟은 가문비 나무숲과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는 계곡이 펼쳐진다. 길을 걸어 올라가는 동안 갖가지 야생화들이 보인다. 여름철에 올라가도 하얀 눈덮인 천산산맥의 봉우리들이 멀리 보이고 초록빛 초원에 흩어진 양과 말의 가축들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시로타 캠프 야영장은 주변을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아늑한 곳이다. 텐트라서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천산산맥의 공기가 힘이 나게 한다. 4일째는 시로타 캠프(2,900m)에서 협곡을 올라 오르기 시작한다. 전날과는 달리 돌길이 펼쳐지지만 그래도 경치는 장관이다. 천산산맥의 모습이 펼쳐진다. 파란 하늘에 낮게 떠 있는 하얀 구름들을 보면 하늘로 오르고 있는 느낌이 든다. 먼 이국 땅의 말로만 듣던 ‘천산산맥’을 오른다는 것이 꿈만 같다. 그리 크지 않은 작은 폭포도 보이고 고도는 점점 올라간다. 드디어 산정호수인 알라콜 호수(Alakol Lake 3,560m)가 나온다. 이 높은 곳에 숨겨져 있는 호수가 신비스럽다. 녹색의 호숫물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만년설을 머리에 인 뾰족한 천산산맥과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들. 공해 하나 없는 공기를 마시면 몸이 둥둥 떠오를 것만 같다. 알라콜 호수의 비경을 감상하고 계속 길을 오른다. 알라콜 호수에서 올라가는 길은 잔돌이 많이 깔린 경사진 길이다. 고도가 높아 숨이 가쁜 길을 계속 천천히 오르면 알라콜 패스(Alakol Pass 3,860m)가 나온다. ‘알라콜’의 의미가 '신의 호수'라는 뜻인데 이곳의 주민들은 이곳이 신의 세계처럼 여겨졌을 만하다.
드디어 알라콜 패스(3,860m)에 오르면 발아래로 천산산맥의 장엄한 풍경이 드러난다. 뾰족한 산봉우리들이 굽이굽이 물결치는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장엄한 천산산맥의 풍경이다. 녹색으로 덮인 곳도 있지만 대개는 황량한 풍경이다. 끝없이 펼쳐진 천산산맥의 물결을 보는 순간, 힘들었지만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후 잠은 켈디크 협곡(3,400m)으로 내려와 텐트에서 잔다. 이 코스는 약 7시간을 걷는 코스인데 고도가 높아져서 트레킹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켈디크 협곡에서 올려다본 밤 하늘의 별빛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황홀하다. 5일째는 알틴 알라산(Altyn Alashan 3,000m)을 트레킹 한다. 키르키스스탄 지역의 천산산맥 줄기에 위치한 알틴 알라산은 만년설산에서 흘러나온 계곡물과, 푸른 목초지와 아름다운 야생화, 거대한 바위산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라고도 불린다. 이곳에서 황금 온천이라고 불리는 온천에서 자유롭게 휴식을 취한 후, 텐트에서 숙박한다. 이것도 약 7시간 정도를 걷는다. 6일째는 알틴 알라산(3,000m)에서 하산한다. 약 7시간의 트레킹 후, 처음 출발했던 카라콜(1,760m)에 도착한다. 그리고 차를 타고 약 2시간 정도 이동해서 촐폰 아타(1,633m)의 호텔로 돌아와서 쉰다. 트레킹이 끝나는 것이다. 촐폰 아타에는 이식쿨 호수와 인접한 리조트들이 있고, 호숫가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7일째는 촐폰 아타의 호텔에 묵는 가운데 이식쿨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유람한다. 거대한 천산산맥 속에 자리한 ‘이식쿨 호수(Issyk Kul Lake)’는 동서 길이 177km, 최대 폭 57km, 최고 수심 702m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다. 면적이 제주도의 3.5배에 달할 정도로 커서 수평선을 볼 수 있을 정도인데 이 호수 한가운데에서 온천수가 솟아올라와 한겨울에도 호수가 얼지 않는다. 유람선을 타고 이식쿨 호수에서 청록색 물빛의 호수를 감상하고 주변의 만년설에 둘러싸인 천산산맥의 경치를 감상하게 된다. 8일째는 비슈케크에 와서 시티투어를 즐기고, 암각화 박물관 투어를 즐긴 뒤 공항으로 와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출발한다.
전체 일정은 7박 8일이지만 카라콜에서 출발해서 다시 카라콜로 돌아오는 순수한 트레킹은 3박 4일이고, 나머지는 이동과 시내 투어, 그 외의 짧은 트레킹, 명소 방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을 합한 트레킹
신발끈 여행사에는 ‘중앙 아시아의 보석’이라 불리는 카자흐스탄과 ‘중앙 아시아의 스위스’라 불리는 키르기스스탄을 합해서 8박 9일 동안 천산산맥을 트레킹 하며 산과 호수와 자연을 돌아보는 트레킹 프로그램도 있다. 이 경우에는 인천에서 직항을 타고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공항으로 먼저 간다. 소요 시간은 6, 7시간 정도. 도착 후 1박을 카자흐스탄의 사회, 경제, 문화적 중심지인 알마티 호텔에 묵으면서 자유시간을 갖는다.

2일째부터 트레킹이 시작된다. 알마티에서 북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차른 협곡(Charn Canyon)으로 향한다. 이 구간은 고속도로를 달리며 드넓은 평원과 길게 이어지는 천산산맥을 본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천산북로, 초원의 길을 달린다는 흥분이 솟구친다. 천산산맥이 보이지 않게 되고 스텝지형이 이어지면서 인터넷도 전파도 터지지 않는 진짜 카자흐스탄의 대자연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약 3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차른 협곡은 3만년 전 형성된 곳이다. 그랜드 캐년보다 규모는 작지만 빨강, 주황, 갈색의 멋진 색조가 바위에 어린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차른 협곡에서 간단한 트레킹을 즐긴 뒤 사티 마을로 이동하여 게스트 하우스에서 도착해 휴식을 취한다. 3일째 ‘콜사이 호수(Kolsai Lake)’ 근처까지 이동하여 트레킹을 시작한다. 콜사이 호수까지 약 15분 정도 숲 속을 걸으면 전나무 숲과 에메랄드 빛 호수가 눈 앞에 펼쳐진다. 웅장한 호수의 전경을 감상하고 근처의 ‘카인디 호수(Kaindy Lake)’로 이동한다. 이 호수는 대지진이 발생하여 생긴 호수로 새파란 물에 잠긴 나무의 신비로운 광경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차를 타고 5시간을 달려 국경을 넘어 키르기스스탄의 도시 카라콜(Karakol)에 도착해 휴식을 취한다. 그 다음, 4일, 5일, 6일, 7일, 즉 3박 4일 동안 카라콜부터 알라쿨 호수, 켈디크 협곡, 알틴 아라산을 거쳐 다시 카라콜로 돌아와 촐폰 아타까지 오는 트레킹을 한다. 이 코스는 키르키스스탄에서의 트레킹과 같다. 키르키스스탄 천산산맥 트레킹은 7박 8일인데 이 트레킹은 8박 9일로 카자흐스탄까지 같이 경험하는 것이다.

더 간단하게 트레킹 하는 방법도 있다. 알마타 시내에서 약 25km 떨어진 빅 알마티 호수(Big Almaty Lake)를 보는데 해발 2511m에 위치한 호수로, 이곳을 보고 차를 타고 천산 천문대와 코스모스테이션을 통과해 조금 더 올라가면 알마티 피크(Almaty Peak·3684m)가 나온다. 이곳에서 장엄한 천산 산맥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트레킹보다는 차량을 통한 관광이라 할 수 있다. 사막 협곡인 차른 캐년(Charyn Canyon) 하이킹을 당일치기로 하거나, 차른 협곡, 콜사이 호수, 카인디 호수를 합쳐서 2박 3일로 돌아보는 프로그램도 현지 여행사들은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