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제2의 도시, 시가체
시가체는 티베트 제2의 도시로 라싸에서 33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약 2만 명의 티베트인(장족)이 살고 있다. 시가체는 16세기에는 제 1의 도시였는데 이곳은 판첸 라마가 중심이 되는 도시로, 그가 머물렀던 ‘타쉬룬포’가 최대 볼거리다.
“라싸에서 시가체 가는 길”
시가체는 네팔의 카트만두와 인도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라싸에서 시가체까지 약 280km 달리는 길은 매우 아름답다. 약 6시간 동안 버스가 달리는데 해발 4천m에 달하는 고지대가 모두 포장되어 있고 하늘과 구름이 낮아서 삭막한 고원지대의 산들이 하늘과 맞닿아 있는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판첸 라마가 중심이 되는 타쉬룬포 사원”
시가체는 매우 작은 도시라 천천히 걸어 다녀도 하루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시내버스나 택시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도시가 작다. 타쉬룬포 사원은 1447년 겔룩파(황모파)를 창시한 쫑카파의 제자 달라이 라마 1대가 창건한 절로, 티베트 6대 사찰 중 한 곳이다. 전성기 때는 승려의 수가 4,800 명에 달했으나 현재는 900여 명이 있다고 한다.
달라이라마가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면 판첸 라마는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판첸 라마는 달라이라마를 교육시키고 보살피며, 다음 대에서는 반대로 달라이라마가 판첸 라마를 또 교육시키고 보살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달라이 라마가 새롭게 태어나면 그것을 판별하는 역할을 판첸 라마가 하게 된다. 전생, 현생, 내생을 통해서 계속 이어지는 관계인데 그만, 달라이라마 14대가 인정한 판첸 라마 10대와 그 가족이 중국 정부에 의해 납치되어서 행방불명이 되고, 대신 중국 정부가 내세운 판첸 라마 10대가 지금 이곳에 머물고 있다. 그의 부모는 공산당원이고, 그 역시 세뇌되어 친중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문제는 달라이 라마 14대가 죽고 나면 이제 중국의 조종을 받는 판첸 라마 10대가 달라이 라마 15대를 선택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가 성장하는 동안 판첸 라마가 섭정하면서 권력을 쥐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인도 망명 정부의 달라이 라마 14대는 이제 전생활불(轉生活佛) 제도. 즉 대를 이어서 부처가 환생하는 제도는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물론, 인도에 살고 있거나 중국 안의 깨어 있는 티베트 불교도들은 중국 정부에 의해 지정된 판첸 라마를 거부하겠지만 전생활불제도가 없다고 한다면 일반 티베트 불교도들은 공허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런 와중에 판첸 라마 10대와 그가 지정한 달라이 라마 15대에게 티베트 불교도들이 의존한다면 결국 공산당의 지배를 받는 판첸 라마를 모시는 불교도들과 그를 거부하는 불교도들 사이에 분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이것을 노리고, 달라이 라마 14대가 인정한 판첸 라마 10대와 그 가족들을 납치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고, 공산당원의 아들을 판첸 라마 10대로 만든 것이다. 이런 역사와 현실을 보면 타쉬 룬포 사원이 범상치 않게 보인다. 티베트인들의 고민이 짙게 배인 곳이라 할 수도 있다.
3개의 대웅전과 크고 작은 많은 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볼만한 것은 1914년 판첸 라마 9대 때 황금과 구리를 혼합해서 만든 미륵동 불상으로 26m의 높이에 무게가 275kg이다. 이외에 1662년에 만든 판첸 라마 4대의 불사리탑이 볼만하다. 11m의 높이에 금과 은도금으로 만들었다. 절에는 매일 많은 티베트 불교도들이 드나들고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