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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싸에서 장무(章木)를 거쳐 네팔의 카트만두까지 가는 길

c.pixabay.com/orangetigra

국경을 넘는다는 것을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출입국 수속이 조금 성가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언어와 문화와 관습이 다른 낯선 세계로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수많은 국경 중에서 티베트–네팔 국경 통과는 가장 매력적인 국경 통과 중의 하나다. 티베트의 국경도시 장무(章木)에서 네팔의 코다리(Kodari)로 가는 길은 황량한 세계의 고원지대에서 벗어나 초록빛이 가득한 계곡, 사람들의 삶의 열기가 느껴지는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길이다.

“티베트의 국경 도시 장무(章木)로 가는 고원의 길”
티베트의 국경 도시 장무에서 국경까지는 약 8km이고 국경에는 ‘우정의 다리’가 있다. 그 다리를 넘으면 네팔이고 국경 도시 코다리가 나온다. 간단한 국경 통과지만 장무(樟木, zhangmu, 2,300m)는 티베트의 수도 라싸에서 833Km 떨어진 곳이며 가는 길이 삭막하고 황량하다.
이 길을 무조건 달리지는 않는다. 중간에 볼 것이 많기에 구경을 해가면서 간다. 티베트의 3대 성스러운 호수 중의 하나인 얌드록쵸 호수를 보고, 빙하를 보며, 티베트 사원들을 본다. 특히 시가체에서는 판첸 라마가 머무는 타쉬룬포 사원을 방문한다. 그리고 4, 5천미터의 r4ㅐ를 넘고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200m)에 들러 날씨가 허락한다면 장엄한 에베레스트 산의 환상적인 일출과 일몰 풍경을 볼 수도 있다. 그후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에서는 계속 황톳빛 고원지대가 펼쳐진다. 멀리 눈 덮인 히말라야 산맥을 향해 뻗어 나가는 외줄기 도로를 따라 달리는 동안 차창 밖의 풍경은 황량하면서도 매혹적이다. 인적도, 차량도 드문 길에 가끔 양떼들이 보여서 목가적이기도 하다.

“녹색과 사람들의 삶이 나타나는 길”
라룽라(5214m) 고개가 정점이다. 고개에서 내려 잠깐 쉬는 동안, 이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티베트 노점 상인들이 화석이나 기념품들을 판다. 고산 지대라 골이 지끈거리고 호흡이 가쁘지만 이제 이 고개를 넘으면서 길은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중간에 티베트의 고승, 밀라레빠가 수행했다는 동굴을 들러 본다. 주변에는 작은 마을도 있다. 밀라레빠는 자신이 받은 상처, 고통, 저지른 악업을 모두 극복하고 수행을 하여 위대한 성자가 되었다고 한다. 계속 길을 달려 내려가면 니알람이란 곳이 나온다. 이곳은 해발 3,750m라 고원도시지만 4, 5천미터에 있다 내려온 여행자에게는 편안하게 느껴지지만 네팔의 카트만두(1,281m)에 있다가 티베트쪽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은 고소증을 느끼는 곳이다.
니알람에서 30km 정도 더 가면 국경도시 장무(2300m)가 나온다. 고도가 내려갈수록 계곡에는 푸른 나무와 폭포들이 보인다. 수많은 폭포가 장관을 이루는 우정공로(Friendship Road)를 따라 빙글빙글 계속 돌아가며 내려간다.

“드디어 티베트에서 네팔로”
드디어 도착한 장무는 지금까지 보던 황량한 고원의 도시가 아니다. 장무(2,300m) 역시 높은 고원이지만 지금까지의 4, 5천미터와는 전혀 풍경이 다르다. 마을은 산비탈이고, 계단식 논들이 펼쳐져 있다. 국경 도시답게 여행자들이 오가는 번잡한 분위기라 가슴을 들뜨게 한다. 국경 초소까지 가는 좁은 길은 사람들과 차와 짐들로 북적거린다. 드디어 우정의 다리 위에 그어진 빨간 선을 넘어가면 네팔이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중국 공안이 감시하지만 여행자들은 다른 세계에 왔다는 감흥에 가슴이 설렌다.
라싸에서 카트만두까지 가는 길은 다양한 풍경, 달라지는 문화, 사람들을 보는 흥미로운 길이다. 세계의 지붕을 통과해 사람 사는 곳에 다다를 때의 감흥이 진하게 남는, 멋진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