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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클라마칸 사막을 횡단하는 우루무치-카슈가르 기차여행

몽골어로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곳’이라는 뜻의 타클라마칸 사막. 예전에는 말이나 낙타를 타고 목숨 걸고 갔던 길이고 수십년 전만 해도 우루무치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을 횡단해서 카슈가르까지 가려면 2박 3일, 눈이라도 많이 오면 3박 4일 걸리던 길을 지금은 기차가 24시간 만에 가볍게 돌파하고 있다.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는 타클라마칸 사막”
타클라마칸 사막은 중국의 신장성 남서부에 넓게 펼쳐진 타림 분지에 위치한 사막으로 면적은 약 270,000km2에 달하며 길이는 1,000km, 폭은 400km이다. 우루무치에서 남쪽을 향해 이 길을 택한 실크로드 길을 ‘천산남로’라 말한다. ‘타클라마칸’이란 이름은 위구르어로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를 뜻한다. 그만큼 통과하기 힘든 곳이었다. 이 사막의 북쪽에는 천산산맥이 있고, 남쪽에는 쿤룬 산맥이 있다. 또한 사막의 남서쪽에는 세계의 지붕인 파미르 고원이 있어서 이 고원을 넘어 대상들과 구도자들이 인도로 갔었다.
그 길은 목숨을 내걸고 몇 개월씩이나 걸린 험한 길이었다. 지금도 풍경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로가 뚫리면서 버스로 2박 3일 정도로 단축되더니 이제 타클라마칸 사막에도 철도가 놓여 우루무치에서 카슈가르까지 24시간 만에 도착한다. 그리고 조만간 고속철도가 달리면 더 단축될 예정이다.

“묵숨을 내걸었던 구도의 길,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
사막 횡단은 고비 사막이든, 타클라마칸 사막이든 목숨을 내건 모험이었다. 낙타에 의지해 가는 대상들은 생존의 절박함과 모험심, 인도로 가는 구도승들은 불법과 진리에 대한 열망을 안고 목숨을 걸었다. 이 길을 가는 사람들은 비장한 글을 남겼다.
”길이 없다. 다만 사막을 헤매다 죽은 사라므이 뼈를 보고 표적을 삼는다.“
돈황을 떠나 하미에 오는 도중. 즉, 고비사막의 끝 무렵에서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이 야윈 말에 의지하며 죽음의 7일을 보냈던 현장의 말이다.
“사막에는 악령의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홀려 길을 잃고 죽어간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떠나 중국으로 오던 대상이자 탐험가인 마르코폴로의 말이다. 모두 죽음의 길이었다. 돈황을 나와 하미로 가지 않고 옥문관, 양관을 통해 서역남도의 길을 갔던 중국의 승려 법현은 불국기에서 사막 횡단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하늘에 나는 새 없고 땅에 뛰는 짐승 없다. 멀리 보아도 눈닿는 데 없고 갈 곳을 알지 못한다. 다만 죽은 자의 해골이 표적이 될 뿐이다.”
고비 사막이든, 타클라마칸 사막이든 지금은 버스나 기차가 달리지만 풍경은 여전히 죽음의 길이다. 이것이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의 매력이다. 비록 몸은 편하게 기차를 타고 달리지만 차창 밖의 풍경을 보며 죽음과 삶, 옛날 구도승들과 대상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은 먼 과거의 모험스런 여행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된다.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 기차여행”
우루무치에서 오후에 떠난 기차는 타클라마칸 사막을 횡단한다. 메마르고 횡량한 큰 대지가 끝없이 펼쳐진다. 기차 안이 편해서 밖의 황량함이 전달되지는 않는다. 옛날 버스를 타고 달리던 배낭여행자들, 그보다 더 먼 옛날 낙타를 타고 가던 대상, 구도자들의 비장함도 와 닿지 않는다. 다만, 황량미 앞에서 넋을 잃게 된다. 황량함, 메마름, 폐허는 분명히 부정적인 이미지지만 묘하게도 사람들은 거기서도 아름다움을 본다. 단조롭고 평화로운 풍경이다. 이제 밖의 풍경이 아니라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과 기차 안의 승객들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
그러나 반전이 있다. 밤이 되면 컴컴한 사막에서 번개 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비가 와서가 아니다. 사막 밤하늘에서 번쩍이는 마른 번개를 보면 신비롭기만 하다.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그 옛날로 돌아온 느낌이 든다. 말이나 낙타를 타고 저 번개를 보면서 황량한 벌판에서 노숙하던 구도자와 대상들이 새삼스럽게 위대하게 다가온다.
기차 안은 편하다. 식당칸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차를 타서 마실 수도 있고 갖고 간 컵라면도 먹을 수 있다. 기차 안의 차장은 이동식 텔레비전을 들고 다니며 돈을 내고 보라고 권유도 한다. 또한 기차 안의 중국 승객들과 필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런 따스한 일상 속에서 문득 험한 타클라마칸을 지나고 있다는 것을 잊지만 종종 불어오는 황사바람이 ‘여기는 타클라마칸 사막’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창을 아무리 닫아도 틈으로 스며 들어온 황사 바람에 입이 텁텁해진다. 그렇게 하룻밤을 자고 한낮을 보내면 다음날 오후, 기차는 24시간이 지나갈 무렵 타클라마칸 사막의 최대 오아시스인 카슈가르에 도착하게 된다. 죽음의 타클라마칸 사막을 벗어나 이제 사람들의 삶, 새로운 풍경이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