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중의 하나인 쿠스코에서 푸노 가는 길
해발 약 3800m의 고원지대에 있으며, 잉카의 창조 신화가 서린 티티카카 호수에 가기 위해서는 일단 페루의 푸노로 가야 한다. 이곳에서 당일치기 투어로 티티카카 호수를 볼 수 있는데 푸노 가는 길은 여러 방법이 있다. 페루의 쿠스코나 제2의 도시 아레키파에서 버스를 타고 6, 7 시간 걸려 가는 길이 있고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에서 버스 타고 4시간 걸려 가는 길이 있다. 또 쿠스코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모두 안데스 산맥을 올라가며 기가 막힌 풍경을 볼 수 있는 길인데 특히 쿠스코에서 푸노 가는 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의 하나라 일컬어지고 있다. 특히 럭셔리 기차를 타면 그 멋진 풍경을 더 감상할 수 있다.
“티티카카 호수 주변의 도시, 푸노”
푸노시는 해발 3850m에 자리잡고 있다. 티티카카 호수의 서쪽에 위치하는데 인구는 약 22만 명이다. 많은 페루의 도시처럼 도시의 중심부에 아르마스 광장과 대성당이 있고 언덕에는 잉카의 성스러운 세 동물인 콘도르, 퓨마, 뱀 동상이 세워져 있다. 푸노는 스페인 정복 후, 1668년부터 건설된 도시지만 티티카카 호수 주변은 잉카 시대부터 이미 문명이 번창한 지역이었고 잉카인들의 창조신화가 서린 곳이다. 요즘에는 티티카카 호수를 가기 위해 전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들고 있다.푸노는 해발 3,827mfh 여름에는 15-17도로 서늘하고 겨울에는 영하 4, 5도로 내려가기도 한다. 8월부터 11월이 건기로 방문하기 좋은 때다.
“쿠스코에서 푸노 가는 길”
쿠스코에서 버스를 타고 7-8 시간을 가는 길도 아름답다. 하지만 럭셔리 기차를 타고 편안하게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며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면 더 아름답게 보인다. 기차는 10시간이나 걸리는데 그 긴 시간 동안 충분히 안데스 산맥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비좁고 불편한 버스라도 밖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감동하게 된다.
해발 약 3350m의 쿠스코에서 출발한 기차 혹은 버스는 해발 3827m의 푸노를 향하여 조금씩 올라가는데 중간에 해발 약 4300m의 고개도 넘는다. 해발 3500 – 4000m의 산길을 달리며 더 높이 솟은 산들을 본다. 만년설이 솟은 산들은 마치 히말라야 산맥과도 비슷하다. 안데스 산맥의 웅장한 모습을 보는 순간이다. 초원도 보이고 마을들도 보이지만 산들은 헐벗어 있다. 그 헐벗은 산맥의 모습이 더 독특해서 말을 잃게 한다. 초원, 풀, 꽃 그리고 알록달록한 전통 의상을 입은 여인들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들이다. 하늘은 낮고, 구름도 낮다. 서늘한 공기 속에서 음산한 기운을 띤 풍경은 더 인상적이다. 다른 세상으로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다. 히말라야 산맥과는 또 다른 안데스 산맥의 멋진 풍경이다. 풍경은 계속 변한다. 야마(llama, 영어로는 라마, 알파카라고도 부른다)를 몰고 가는 안데스 목동도 보인다. 돌집들과 노란 유채밭 속에서 억세게 잉카인의 전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랑스럽다. 허름한 토담집들, 가난한 원주민의 삶, 그러나 단순함 속에 보이는 평화, 공동묘지, 호수, 늘 보이는 낮고 어두운 그림들...이런 풍경은 밝고, 아름다운 알프스의 풍경과도 다르고, 성스러운 신화가 서린 히말라야 풍경과도 다르다. 있는 그대로의 헐벗은 아름다움이 보인다. 쿠스코에 가면 외래인들에 짓밟혀 간신히 남은 흔적이 보이고, 마추픽추에 가면 사라진 잉카인들이 슬퍼 보이고, 티티카카 호수에 가면 관광객들을 맞이하며 생존을 위해 물건을 파는 현지인들이 보이지만, 버스 안에서 혹은 기차 안에서 흘러가는 풍경, 사람을 보면 그런 것들과 상관없이 꿋꿋하게 살아가는 가난하지만 당당한 잉카의 후예들과 장엄한 안데스의 풍경이 펼쳐진다. 그래서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중의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이유일 것이다. 가끔 호수에 비친 하늘과 구름과 산을 보면 환상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것만 같다. 중간에 내릴 수 없어서 다가갈 수 없는 세계, 그래서 더 아름다운 세상이다.
쿠스코에서 푸노로 가는 길은 티티카카 호수를 보기 위해서지만, 사람 많이 모여드는 목적지보다 길을 가는 과정이 더 아름답다. 목적지보다도 가는 과정, 길, 풍경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이 훗날 더 기억에 남는다. 쿠스코에서 푸노 가는 길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