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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여행의 출발지, 남미 대륙의 최남단 우수아이아

c.unsplash.com/Jaime Leonardo Ivan Salazar Orellana

남미 아르헨티나의 최남단, 세계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도시 우수아이아(Ushuaia)는 가보기도 전에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남극의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우수’에 찬 도시같은 느낌이 든다. 이곳에 가는 분들은 아르헨티나의 여름인 12월에서 2월 사이에 가야 한다. 남극 여행을 할 수 있는 크루즈 여행을 그때 할 수 있고, 남극에 가지 않는다 해도 펭귄 투어, 혹은 등대섬 투어를 통해 펭귄 수백 마리가 떼 지어 있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c.unsplash.com/66 north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
‘끝’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 감정을 준다. 모든 게 끝났다는 아쉬움과 함께 새로운 세계와 시간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동시에 준다. 우수아이아는 인간들이 살아가는 남미 대륙의 가장 남쪽 끝이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버스를 타면 60시간 걸리지만 비행기를 타면 세 시간밖에 안 걸리는 곳. 그 끝에 도착하면 여름(12월, 1월)이라도 찬 바람이 분다. 빙하를 안고 있는 북쪽의 파타고니아 산맥에서 불어온 차가운 바람과 1000km나 떨어져 있지만 거대한 남극 대륙의 빙하를 스치고 지나온 바람이 마주치는 우수아이아는 춥다. 여름 철인데도 영상 10도,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더 낮다. 그렇다고 한국의 겨울보다 더 추운 곳은 아니다. 그곳은 겨울 평균 기온이 영하 1–2도 정도고 여름 평균 기온은 9-10도 정도다. 연교차가 그리 큰 편이 아니다.
여름에는 해가 길다. 밤 10시, 11시가 되어도 밝고 아침 5, 6시가 되면 다시 해가 뜬다. 반대로 겨울에는 해가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은 극도로 짧아진다. 이런 우수아이아에 오면 여태까지 살아오던 리듬과 규칙이 깨진 다른 세상에 온 ’상쾌한 느낌‘이 든다. 옛 것이 뒤로 물러가고 새로운 것이 다가올 것 같은 설레임이 우수아이아의 매력이다.

“펭귄의 천국, 남극으로 떠나는 크루즈의 낭만”
우수아이아에 도착하면 곳곳에 펭귄 벽화가 보인다. 12월, 1월이야말로 펭귄 투어의 철이다. 남극의 신사라는 펭귄은 남극 대륙에 가지 않아도 이곳에서 투어를 통해 볼 수 있다. 우수아이아에서는 남극 여행을 하는 크루즈가 있다. 4박 5일간 크루즈에서 숙박하면서 비글해협, 칠레의 해군 기지인 푸에르토 윌리엄스를 보고, 케이프 혼, 드레이크 해협, 그리고 남극 대륙의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South Shetland Islands)에 상륙하여 펭귄 서식지와 각종 바닷새, 바다표범, 고래 등의 남극 야생동물을 만나며 남극 기지도 방문한다. 꿈같은 남극 크루즈 여행은 비용이 보통 1인당 5천 달러 정도로 비싸다. 너무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좀더 저렴한 비글 해협 크루즈도 있다. 아름다운 남극 지방의 풍경을 감상하고 펭귄, 바닷새, 바다표범, 고래 등의 남극 야생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카약이나 보트를 즐길 수도 있다.

“우수아이아에서의 트레킹”
우수아이아는 산과 바다, 울창한 숲과 투명한 빙하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아르헨티나 유일의 도시다. 우수아이아에서는 여러 가지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우선 아르헨티나의 하나뿐인 티에라 델 푸에고 해안 국립공원(Parque Nacional Tierra del Fuego)이 있다. 일일 트레킹 코스부터 2일, 혹은 4일짜리 트레킹을 할 수 있다. 개개인의 일정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온통 빙하로 된 산을 오르는 마트레알 빙하 트레킹은 끝없이 펼쳐진 빙원을 오르며 대자연 속으로 들어간다. 트레킹이 끝나고 모든 참가자들은 함께 빙하를 띄운 와인을 마시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스키와 스노보드, 스노우캣(눈 위에서 타는 모터사이클) 물론 시베리안 허스키가 끄는 썰매도 즐길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스키장들은 눈의 질이 좋아서 세계적인 스키대회들도 자주 열린다. 대표적인 스키장은 아르헨티나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한 ‘쎄로 까스또르(Cerro Castor)’로 해발 195m이며, 정상은 1057m다. 우수아이아는 트레킹을 하기 전에 숨을 고르거나 혹은 트레킹을 마치고 온 이들이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홀로, 혹은 마음에 맞는 동료들과 함께 킹 크랩에 독한 술을 마시는 시간도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