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무굴 제국의 수도로서 왕족들이 살았던 라호르 포트
라호르는 역사적인 도시다. 11∼12세기에 북인도에 유입된 이슬람 세력인 가즈니 왕조와 고르 왕조의 수도였고, 그 후 북인도를 지배하며 타지마할이라는 걸출한 유적지를 남긴 무굴 제국의 수도가 된 적도 잠시 있었다. 당시 명나라의 베이징,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이스탄불과 함께 세계 3대 도시였다고 하니 그 영광을 짐작할 수 있다. 무굴 제국이 쇠한 이후에는 터번을 두른 시크교도들의 시크 왕국의 수도가 되었다. 또한 라호르는 파키스탄 독립 선언이 발표된 곳으로, 독립을 전후 해서 힌두교도와 시크교도, 무슬림간에 많은 시위, 폭동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파키스탄 펀자브주의 주도로 2020년 10월 25일 파키스탄에서 최초로 지하철이 개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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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라호르 포트”
라호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라호르 포트(Lahore Fort)다. 동서로 424m, 남북으로 340m에 이르는 거대한 성채로 샬리마르 정원과 함께 198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라호르 포트가 언제부터 축조되기 시작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 적어도 1025년 이전에 축조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의 모습은 1241년 몽골군에 의해 파괴된 성을 1566년에 무굴제국의 황제인 악바르가 다시 지은 것이다. 존 상태는 양호하지 않아서 폐허를 돌아보는 느낌이 든다. 인도의 타지마할이나 아그라 포트처럼 잘 보존되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방치된 느낌. 그러나 그 장대한 스케일을 보면, 려했던 시절을 상상할 수 있다. 라호르는 베이징과 이스탄불에 못지 않은 세계 3대 도시였다니 그 웅장한 위용을 느낄 수 있다. 라호르는 무굴제국이 수도를 아그라, 델리로 옮긴 후에도 그 중요성을 갖고 있던 도시다.
“샬리마르 정원”
샬리마르 정원은 무굴 제국의 황제 샤자한이 만든 정원으로 1641년에 짓기 시작하여 다음 해에 완성되었다. 샬리마르 정원은 1981년 옆의 라호르 성과 함께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되었다. 거대한 직사각형의 형태로 남북으로 658m, 동서로는 258m가량이고 주변에 높은 벽돌담을 쌓았다. 이곳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한 번에 4-5m씩 낮아지는 계단 구조의 테라스로 이루어졌으며 410개의 분수를 갖고 있다. 이 분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현대 과학자들이 알지 못할 정도로 무굴제국의 건축가들의 기술이 뛰어났다고 한다.
“무굴제국의 황제는 몽골의 후손”
무굴제국은 인도, 페르시아식 발음으로 몽골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들은 스스로 몽골계 국가를 자처했는데 모계는 인도계와 이란계였다고 한다. 무굴 황제들은 오랜 혼혈화로 인해 중앙아시아인의 외모는 상실하였으나 몽골인의 후손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었다. 무굴 제국의 공식 역사서인 <악바르나마 (Akbarnama)>에서는 무굴 황제와 티무르의 선조들을 '몽골 민족 (ulus-i Mughul)'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한다.
무굴제국의 국가 공식 명칭이 '티무르 왕조 al-Timurriya' 또는 칭기즈칸의 사위를 뜻하는'구르칸 왕조 Gurkhani'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서양에 '무굴'로 알려졌다. 인도 현지인들이 지배층을 그렇게 불렀기 때문이다. 인도인들은 차가타이 칸국, 티무르 제국의 유목민들, 무굴제국의 중앙아시아 출신 기마민들을 모두 몽골인(무굴인) 집단으로 보았기에 그렇게 불렀다. 무굴제국 황제들도 스스로도 자신들을 칭기즈칸의 후예라고 칭하며 자랑스러워 했다. 그들은 초기에 라호르를 수도로 삼았었고 훗날 아그라, 델리로 수도를 옮기면서 북인도를 지배한다. 그러나 초기에 수도였던 라호르는 계속 무굴제국의 중심 도시로서 중요성을 갖고 있었다.
“라호르 박물관의 붓다 고행상”
라호르 박물관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붓다 고행상이 있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보면 감동할만한 불상이다. 실제 사람 크기의 상반신보다 작은 불상이다. 불상을 보는 순간, 감동이 다가온다. 우리가 늘 보아오던 평화로운 불상의 모습이 아니다. 긴 머리는 상투 모양으로 틀어 올려졌고 머리의 살가죽은 달라붙어 실핏줄이 드러나 있다. 관자놀이는 움푹 파졌고 눈두덩이의 살은 모두 말라붙어 마치 죽은 자의 해골 같다. 푹 파진 눈두덩 안쪽에서 눈은 감겨져 있고 코는 뼈만 남은 살은 다 빠진 상태에서 날카롭게 튀어나와 있으며 콧수염과 턱수염은 말라붙었다. 빗장뼈와 가슴뼈는 앙상하게 목과 가슴을 이어주고 그 사이 힘줄은 다 망가진 부챗살처럼 위태롭게 남아 있으며 목뼈는 튕겨져 나오듯 남아서 간신히 목을 받쳐주고 목은 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듯 약간 앞으로 숙여져 있다. 미라처럼 몸은 앙상하게 남아 있고 뱃가죽은 이미 등과 붙어 있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다리는 엿가락처럼 늘어진 옷 자락에 가리워 있고 팔은 말라비틀어진 고목의 죽은 가지처럼 앙상하게 남아서 축 늘어져 있다. 기원전 6세기 카필라국의 태자 싯다르타는 모든 것을 다 버린 채 고행 6년만인 나이 35세에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것은 간다라 예술에서 나온 것이다. 그전까지는 부처를 신성시해서 보리수, 발자국 등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이렇게 사실적인 것을 묘사한 예술가는 누구였을끼? 고행한 사실을 상상하면서 사실주의적으로 표현한 이 작은 조각은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보물이다. 불교 신자라면, 혹은 고행, 수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라호르에서 결코 빠트릴 수 없는 조각이다.
“라호르에서 조심해야 할 것”
혹시라도 라호르의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는다면 조심해야 한다. 악명이 높다. 새벽에 호텔 매니저가 숙박부에 이름을 기입해 달라며 방문 앞으로 불러낸 사이, 창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와 도둑질을 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매니저들이 배낭에 마리화나를 집어넣고 국경에 연락하면 여행자는 영문도 모른 채 협박을 당하고 돈을 뜯긴다. 나중에 매니저와 검문소 직원이 돈을 나눈다든가, 웬 사내가 차를 마시자고 해서 따라갔다가 정신을 잃고 다 털린다든지, 게스흐 하우스에서 남자가 맛사지를 해주겠다고 접근했는데 나중에 일어나 보니 마취를 당한 후, 돈을 잃었다든가, 하는 식의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파키스탄과 인도를 넘나드는 관광객들, 여행자들이 많다 보니 생기는 불미스런 일들인 특히 라호르가 유명하니 어디서든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