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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사파리할 수 있는, Hell's gate 국립공원

c.pixabay.com/antonytrivet

이곳은 현재 케냐에서 유일하게 개인적으로 사파리할 수 있는 곳이다. 아프리카의 국립공원은 크기가 한국의 도만한 크기이다 보니 혼자 걸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 ‘헬스 게이트 국립공원’은 혼자서 자유롭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국립 공원 안을 돌아다닐 수 있다. 사자,ᆞ 표범, ᆞ치타 등 맹수류는 드물고 기린, 와트 호그, 조류 등을 볼 수 있으며 절벽 위에서 캠핑하며 멋진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캐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약 90㎞, 나이바샤 호수 근처에 있는 이곳은 소규모 국립공원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소규모가 아니다. 전체 넓이가 68.25㎢로 하루 종일 걸어 다녀도 볼 수 없는 곳이다. 옛날 수위가 높았던 시대에는 나이바샤 호수의 물이 공원 안을 지나 남쪽으로 흘러 나쿠루호로 유입되었다고 하는데 198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왜 Hell's gate(지옥의 문) 국립공원으로 불리나?”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장관이 펼쳐진다. 멀리 오른편에 있는 거대한 절벽이 안쪽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고 왼편으로 엄청나게 커다란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그 사이에 좁은 길이 나 있어서 마치 커다란 문처럼 보여서 ‘지옥의 문’이라 부르는 것이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갖가지 모양의 용암과 절벽을 볼 수 있는 다채로운 경관이 펼쳐진다. 이름이 주는 으스스함 때문에 그곳을 통과하면 무시무시한 광경이 펼쳐질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이곳을 통과하면 광대한 들판이 펼쳐진다. 동물도 보이지 않고 불어오는 바람 따라 풀만 흔들릴 뿐. 확 트인 초원 저편에는 양쪽으로 깎아지를 듯한 절벽이 이어진다. 초원 위에 외줄기 길이 넥타이처럼 풀어지고 멀리 사슴처럼 생긴 톰슨 가젤 수십 마리가 풀을 뜯고, 얼룩말 수십 마리가 보이며, 기린도 보인다. 와트 호그들이 뛰노는 모습도 보인다. 동물들 보다도 드넓은 평원, 거대한 절벽을 바라보며 아프리카 대초원을 거니는 자유로움이 더 인상적인 곳이다.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전망”

돌아돌아 절벽 쪽으로 올라가면 가끔 와트 호그를 만나기도 한다. 화트 호그들은 더운 낮에 구덩이를 파고 그속에 숨어 있기도 하는데 사람을 지나가다 만나면 서로 놀라서 도망치기도 한다. 절벽 위에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두어 그루 나무 밑에 나무 탁자와 의자가 있는 곳이고 근처에서 캠핑을 한 사람들이 불을 지핀 흔적도 보인다. 국립 공원 안에는 숙소가 없기에 이곳에 텐트를 갖고 와서 자는 사람들도 있다.
이곳에 앉아서 절벽과 초원을 내려다보면 묘한 감정이 든다. 파란 하늘, 이글거리는 태양 밑에서 대초원을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있으면 시간을 초월하여 수만 년 전, 수십 만년 전으로 돌아온 느낌도 든다. 아득한 옛날 화산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이다. 그때의 장면이 상상되면서 시간 여행을 하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