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치아 사리를 모신, 캔디
캔디(Kandy)는 스리랑카 제1의 관광도시다. 콜롬보 북동쪽 95km, 캔디 고원에 위치하는 이 도시는 인구가 약 10만 명으로 기온이 선선하고 녹지가 잘 보존되어 있는 휴양도시로 영국에게 지배당하기까지 약 500년간 자신들의 전통을 지켜왔던 곳이다. 스리랑카의 해안지대는 1505년에서 1658년까지 포르투갈, 1658년에서 1796년까지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았지만 중부의 이 고원지대는 싱할라 왕조의 마지막 수도로서 역사와 전통을 지켜왔고 그들의 왕궁과 박물관등이 남아 있다. 그러나 1815년 영국에게 점령당하면서 싱할라 왕조는 사라진다.
“캔디(Kandy)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외국인이 얼핏 들으면 캔디는 사탕이라는 뜻의 캔디(Candy) 처럼 들린다. 그러나 정확한 스펠링은 ‘Kandy다. 이곳은 ‘시리와르다나 마하누와라’라고 알려졌는데 그뜻은 ‘찬란하게 발돋움하는 센카다가라 위대한 도시’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캔디라는 이름이 나왔는지에 대한 근거도 없고 추정할 수 있는 단서도 없다고 한다.
이름이야 어쨌든 캔디는 해발 500m의 고지대에 위치해서 기온이 낮고 비가 자주 와서 세계적인 차 산지이며 향신료의 최대 산지다. 캔디는 싱할라 왕조의 마지막 수도로 역사와 전통을 지켜왔기에 그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도시다.
”캔디의 불치사 (Temple of the Tooth)
캔디의 가장 큰 볼거리인 불치사는 스리랑카 불교도들의 자랑이다. 부처님 치아를 모셔 놓은 불교 사원인데 스리랑카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싱할라족이 불교를 믿고 있는 만큼 이곳은 스리랑카의 상징적인 장소다. 기원전 543년 인도 쿠시나가르에서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한 후, 다비를 치른 후 거기서 나온 사리를 8등분하여 당시 부처님과 직접 인연이 있는 강대국에 차례로 배분했다. 그외의 나라들은 치아 사리를 분배 받았는데 인도 칼링가 왕국은 치아 사리를 받아서 보존했다. 그후 3세기에 칼링가 왕국의 공주가 치아 사리를 스리랑카에 갖고 와서 아누라다 푸라에 처음 안치되었다가 왕국이 바뀔 때마다 옮겨 다녔다고 한다. 마지막 캔디 왕국 때부터 부처님의 치아 사리를 이곳에 보관하고 있는 불치사는 1600년경 2층 건물로 처음 건립된 후, 캔디 왕국의 마지막 왕 라자싱하 당시 재건되었다. 안쪽에 있는 황금색 지붕의 건물 2층에 불치 사리가 보존되고 있는데 스리랑카에서 가장 신성한 곳이다. 이 불치 사리는 아침과 점심, 저녁에 세 차례 공개된다.
이곳에서는 에살라 페라헤라(Esala Perahera)라는 축제를 벌인다. 세계 최대의 불교 축제로 불치사에 보관된 신성한 치아 사리에 경의를 표하는 축제다. 매년 7월에서 8월 사이에 10일간 진행된다. 스리랑카는 매달 15일 보름에 불교와 관련된 기념일을 축하하는데 그 중에서도 7월에 열리는 페라헤라 축제(Esala Perahera)는 보름달이 뜨기 10일 전부터 시작되며 7일째 되는 날 밤부터 본격적인 거리 행진이 시작되고 전통 무용수들과 악기 연주자들, 수십 마리의 코끼리가 뒤를 따른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보름날에는 치아 사리가 거리에 나온다.
이 축제는 1681년에 발간된 책에서도 언급될 만큼 역사가 오래된 행사다. 이 기간에 전국 각지의 스리랑카 사람들 뿐만 아니라 외국 여행자들도 엄청나게 모여든다. 이 축제를 통해 싱할라족들은 성스러운 기운 속에서 단결을 하고 자신들의 전통을 더욱 되새긴다.
“캔디 호수와 그 외의 볼거리”
캔디 호수(Kandy Lake)는 싱할라 왕조의 마지막 왕인 스리 비크라마 라자 싱하에 의해 1807년 조성된 인공호수다. 호수 한가운데 있는 섬은 라자 싱하의 후궁들이 목욕하던 공간으로 비밀 통로를 통해 궁으로 연결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식민시대에는 왕족들의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그 외에도 14세기 싱할라 왕조의 왕실 정원으로 조성된 ‘페라 데니야 왕실 식물원(Peradeniya Royal Botanical Garden)’이 있고 세계 최초로 건립된 국제적인 불교 박물관도 있다.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과 계율이 야자수 잎에 최초로 기록된 장소인 알루비하라 석굴 사원Aluvihara Cave Temple)이 있어서 스리랑카 불교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세계 불교 박물관(World Buddhist Museum)도 있다.
힌두교 유적지도 있다. 나타라야 사원(Natha Devalaya)은 나타, 비슈누 신등을 모시는 힌두교 사원으로 14세기 비크라마 바후 3세 때 드라비다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캔디 국립 박물관(National Museum of Kandy)에는 캔디 왕조 시대의 의복, 보물, 무기, 생활 도구 등의 수천 가지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핀나왈라 코끼리 고아원(Pinnawala Elephant Orphanage)도 있다. 이곳은 부모를 잃거나 야생에서 자생 능력이 없는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1975년에 설립되었다. 코끼리와 사진을 찍고 과일을 먹이는 체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