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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톤 평원에는 세상의 끝이 있다. 그곳까지 가는 하이킹

c.unsplash.com/Sajeevan

호톤 평원(Horton Plains)의 ‘World’s end(세상의 끝)’에 가면 길이 멈춘 곳에 절벽이 있다. 그곳에 서면 드넓은 평원과 산맥이 발 밑으로 펼쳐진다. 평원에 웬 절벽이냐고 생각될 수 있지만 호톤 평원은 해발 2천미터 정도의 고원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서 평원처럼 보이지만, 그 고원의 끝에는 뚝 길이 끝나는 절벽이 있다. 스리랑카 사람들은 그곳을 ‘세상의 끝’이라 부른다.

c.unsplash.com/Gersey Vargas

“세상의 끝(World’s End)에 서면”
약 세 시간 정도의 하이킹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해발 2,100m~2,300m의 고원 지대이기에 고산병도 없고 가는 길은 평원이지만 오르막내리막 길에 폭포, 호수, 울창한 숲이 싫증 나지 않게 끔 계속 변화를 주며 펼쳐진다. 그 길을 걷는 중에 야생동물들을 종종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누와라 엘리야(Nuwara Eliya) 또는 오히야(Ohiya)에서부터 베이커스 폭포 (Baker's Falls)를 돌아보고 오는 이 하이킹은 왕복 9.5km 정도로 약 3시간 정도의 하이킹이다. 처음에 4km 정도 걸어가면 ‘World’s End’(세상의 끝)란 표시가 보이고 갑자기 절벽이 나타난다. 아래로 펼쳐지는 전망은 기가 막히다. 멀리 산맥들이 물결치고 푸른 숲들이 아스라하게 끝없이 퍼져 나간다. 더 이상 나갈 수 없기에 그곳은 다다르지 못하는 세상의 끝에 선 느낌이 든다. 이곳은 구름이 낄 때도 많다. 또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기에 그것을 피하기 위해 이른 아침에 많이 온다. 이곳은 가이드 없이 하이킹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호톤 평원에서 살아가는 동물과 인간의 흔적“
호톤 평원은 스리랑카의 센트럴 하이랜드(Central Highlands of Sri Lanka)에 속한다. 스리랑카 섬의 중남부에는 해발 고도 2,500m의 고원 지대가 있는데 이곳에는 피크 야생보호지역(Peak Wilderness Protected Area), 호턴 평원 국립공원(Horton Plains National Park), 너클스 보전림(Knuckles Conservation Forest) 등 세 보호구역이 있다. 고산 산림지역으로, 이곳에는 서부 자줏빛 얼굴 랑구르(western-purple-faced langur,Trachypithecus vetulus nestor), 붉은 홀쭉이 로리스(Horton Plains slender loris,Loris tardigradus), 스리랑카 표범(Sri Lankan leopard, Panthera pardus kotiya) 등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비롯하여 매우 다양한 식물과 동물들이 있으며 최고의 생물다양성 집중지역(biodiversity hotspot)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서 옛날 인간의 흔적을 생각하면 또 다른 감회가 밀려온다. 호턴 평원 국립공원에는 중석기 시대(Mesolithic)의 사람들이 남긴 유물들도 발견되고 있다. 최근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고고학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대 빙하기(glacial) 기간인 기원전 24,000년~기원전 18,500년 동안 수렵 및 채집 생활을 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화전과 방목 흔적도 발견되었으며, 후기 빙하기(기원전 17,600년~기원전 16,000년)에는 곡식(귀리와 보리)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13,000년~기원전 8,700년 즉, 신석기 시대가 시작되면서 체계적으로 논농사를 지었으며 기원전 8,000년~기원전 3,600년에는 가뭄이 점차 심해지면서 농사가 줄어들기 시작하였고 그 이후 이 지역은 거의 버려지다시피 해서 지금의 야생 동물들이 살아가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