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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의 세계가 펼쳐지는 우즈베키스탄 히바의 이찬칼라 성

c.unsplash.com/AXP Photography

우즈베키스탄 호레즘 주에 속한 도시로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서쪽으로 약 743km, 주도(州都) 우르겐치로부터는 남서쪽으로 약 29km거리에 있다. 남쪽으로는 카라쿰 사막(Karakum Desert)이 있는데 아랍어 명칭으로는 화리즘(Khwārizm)으로 불린다. 이곳은 6세기부터 도시가 형성되었으며 712년 아랍에 의해 정복되면서 이슬람화되었다. 17세기 초부터 20세기 초까지 히바 칸국의 수도였는데 이슬람 건축이 유명하고 1990년 이찬 칼라로 불리는 성벽에 둘러싸인 구시가 지역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되었다.

“히바(Khiva)의 역사”
아무다리야 강 하류에 있는 오아시스지역인 히바는 고대 페르시아 제국 시절부터 카라쿰사막의 출입구이자 실크로드의 중요 경유지였다. 우즈베크인이지만 부하라에 근거를 둔 부하라 칸국과 달리, 히바칸국을 만들어서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한 이곳은 ‘이찬 칼라’ 등을 비롯한 유적지들이 많은 역사 도시다.
투르크메니스탄에도 ‘코네 우르겐치’가 있었는데 튀르크어로 ‘코네’는 ‘옛날’을 뜻한다. 즉 ‘구 우르겐치’를 말하는데 원래 히바 칸국이 자리 잡았던 그곳의 ‘구 우르겐치’는 원래 차가타이 칸국의 일부였다. 몽골의 침입도 받던 차카타이 칸국은 아미르 티무르가 출현하여 주변 국가들을 점령하고 ‘티무르 대제국’을 일으켰다. 그는 통치하던 35년간(재위기간 1370-1405) 제국 전역에서 모집한 위대한 장인과 공예가들로 하여금 사마르칸트를 재건했다.
그리고 훗날, 우즈베크족의 ‘무함마드 샤이바니’가 나타나면서 티무르 제국을 몰아내고 트란스 옥시아나(사마르칸트, 부하라 일대)를 점령하며, 1505년에 히바를 점령한다. 1506년 부하라 칸국을 세운 샤이바니는 계속 팽창하지만 1510년 페르시아인들에게 패한다. 그후 이 땅은 페르시아인이 잠시 점령했지만 1511년 히바칸국을 세운 또 다른 우즈베크인들은 1512년 페르시아를 몰아내고 ‘코녜(구) 우르겐치’ 지역을 지배한다. 1576년 아무다리야 강의 물줄기가 변하자 이들은 ‘코녜(구) 우르겐치’를 버리고 남쪽으로 이동해서 1619년, 아랍 무함마드 1세는 현재의 ‘히바’를 히바 칸국의 수도로 삼았다. 부하라 칸국과 경쟁하고 전쟁도 하는 가운데 유지되던 히바 칸국은 1873년 8월 12일 러시아에 의해 정복되고 그후 1920년에 소련에 완전히 병합되어 사라졌으며 소련에 의해 1924년 새로 생긴 공화국 우즈베키스탄에 속하게 된다.
(지금 우르겐치는 우즈베키스탄 영토고 구 우르겐치인 ‘코녜 우르겐치’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영토에 속해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계가 펼쳐지는 이찬칼라(Ichan Qa'la) 성”
많은 관광객들이 히바에 오는 이유는 이찬칼라(Ichan Qa'la) 성을 보기 위해서다. 사막 지방의 오아시스 도시들은 다른 유목민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주로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건설했는데 히바는 두겹의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높아서 첫 인상에도 매우 견고해 보인다. 두겹의 성벽 중 안쪽 성벽으로 둘러싸인 곳을 이찬 칼라라고 부른다. 성벽은 남북으로 긴 직사각형 형태로, 둘레는 모두 2km 를 조금 넘는데 안에 많은 볼거리들이 있다. 이곳의 매력은 성안에 모스크, 궁전 등은 물론 숙소, 식당, 카페, 상점, 루프탑 카페들이 다 있다는 것이다.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가 우즈베키스탄의 다양한 음식을 먹고, 주스,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고 전망대에 올라가 히바성과 전체 마을을 볼 수 있으며 밤에는 야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먼 옛날 현지 주민들이 이렇게 살아갔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서쪽 문에서 통합 입장권을 사서 안의 모스크, 마드라사 등을 들어갈 수 있다. 통합 입장권은 곳곳에서 안 팔고 서쪽 문에서 파니 서쪽 문에서 사갖고 입장해야 한다. 이찬 칼라 성은 성곽과 내부의 건축물들이 거의 통째로 남아 있는데 흔히 ‘히바 성’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이성은 16세기에서 17세기 초까지 히바칸국의 수도였고 1788년과 1789년에 재건축을 했다.
이곳은 여름에 가면 매우 더운 것으로 소문나 있다. 쉬어 가면서 여행해야 한다. 들어가면 내부에 많은 길이 있고 모스크가 보이고 기둥들, 미나렛, 아름다운 모스크 내부의 화려한 문양들, 낙타 등이 펼쳐져서 중세,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계로 들어온 것만 같다. 푸른색 미나렛, 문양들과 황토빛의 조화 속에서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 든다.
우선 푸른 색의 칼타 미나렛(Kalta Minaret)이 눈에 띈다. 히바 칸국은 부하라 칸국보다 더 큰 미나렛을 만들려고 했지만 만들다가 중단되었다. 1851년 히바의 통치자 무하마드 아민 칸의 지시로 건립되었는데 원래 70m 높이로 계획되었지만, 26미터쯤 되었을 때 아민 칸이 갑작스럽게 죽는 바람에 중단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히바에서 멋진 미나렛을 만든다는 소식을 들은 부하라의 칸이 히바의 건축이 끝나면 해당 건축가를 불러 부하라에 더 멋진 미나렛을 짓기로 했다는 소식이 히바칸국의 칸에게 전해졌다. 이에 히바 칸국의 칸은 미나렛이 다 만들어지면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그것을 알게 된 건축가는 미나렛을 짓다 말고 도망갔다고 한다.
사실이야 어쨌든 70m 높이까지 만들어졌다면 대단했을 것이다. 지금은 높이보다도 고운 색깔과 아름다운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미나렛의 직경은 14미터를 넘는다. 밤에 조명 속에서 빛나는 칼타 미나렛의 모습은 황홀하다. 푸른색, 황토색, 붉은색들이 어우러진 빛들의 조화속에서 우뚝 선 칼타 미나렛은 오히려 완성되지 않고, 전설이 있어서 더 와닿는지도 모른다.
근처의 주마 모스크(Juma masjid)는 밀폐된 형태에 내부에는 3미터 간격으로 212개의 기둥이 나열되어 있어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의 모스크다. 원래는 10세기 부터 이 위치에 모스크가 있었으며, 현재의 모스크는 1788년에 재건된 것이다. 모스크 앞에는 42m의 대형 미나렛이 있다.
코나 이르크 (Koʻhna Ark)는 이찬 칼라 성벽 서쪽에 있는 요새형 궁전이다. 12세기에 건립되었고, 핵심부는 17세기 아랑칸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하나 18세기 이란의 공격으로 모두 파괴된 후, 지금의 모습은 19세기에 제건된 것이다. 서쪽에는 왕의 접견장이 있고, 북쪽에는 하렘이 있다. 2층 망루에서는 이찬칼라를 내려다볼 수 있다. 가파른 계단을 딛고 전망대에 올라가면 성안의 건물들이 보인다. 타임머신을 타고 먼 고대로 돌아온 느낌이 든다. 일몰 시간에 오면 먼 지평선에서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되풀이 되었던 일몰 풍경이 반복되고 있다.
타쉬하울리 궁전(Toshkhovli Palace)은 1832년에서 1841년 사이에 재임했던 알라쿨리 칸이 건립한 궁전이다. 9개의 안뜰과 150개 이상의 방이 있으며 매우 높은 천장과 섬세하고 화려한 타일 장식이 특징이다. 알라쿨리 칸은 2년 안에 건설을 완성하지 못한 건축가를 처형했다고 한다. 그곳에는 여성들만 모여 사는 하렘도 있다. 아름다운 타일 문양들 인상적이다.
파흘라반 마흐무드 영묘(Pahlavan Mahmoud Mausoleum)도 있다. 파흘라반 마흐무드는 13세기 말 시인이자 레슬링 선수였다. 1810년 쿵그랏 왕조의 두 번째 통치자인 모하마드 라힘은 그를 왕국의 수호성인으로 지정하고, 마흐무드 영묘를 지금의 모습으러 건립하였다고 한다.
누룰라보이 궁전(Nurullaboy Saroyi)은 히바왕국의 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1864년부터 1910년까지 재위했던 무하마드 라힘칸에 의해 만들어졌다. 히바는 그의 통치기인 1873년에는 러시아의 보호령이어서 러시아의 색채가 강하게 반영된 곳으로 지금은 많은 공간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은 이찬 칼라 성에서 나와 조금 걸으면 나온다. 목조 기둥의 조각들이 인상적이다.
그 외에 히바에서 가장 큰 신학교였돈 무하마드 아마 칸 마드라사가 있다. 이곳은 지금 호텔로 사용되고 있고, 대상들이 묵어가던 숙소, 알라쿨리 칸 카라반 사라이(Allakuli Khan Caravanserai) 가 있다. 1832~1833년에 만들어진 이곳은 현재 기념품 가게가 되었다.
이찬 칼라 성에서는 8월 중순에 히바 멜론 축제도 벌인다. 우즈베키스탄의 각 도시에서 생산된 멜론, 즉 수박들을 갖고 와서 한바탕 거창한 축제를 벌인다. 각양각색의 멜론으로 탑을 만들고, 맛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인들이 무대나 길거리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다양한 빵과 포도, 사과 등 다른 과일도 파는 흥겨운 축제다.

“히바 가는 길”
일단 히바에 가기 위해서는 우르겐치까지 가야 한다. 우르겐치는 부하라에서 버스나 기차로 대략 9시간 걸리고, 타슈켄트에서 가는 기차로 대략 14시간 정도 걸린다. 21시에 출발하는 밤기차를 타면 다음날 오전 11시쯤 도착한다. 우르겐치까지 비행기를 타고 갈 수도 있다. 다만 공항에서 내리면 히바까지 택시를 타야 한다. 약 40km의 거리.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데 공유택시를 타면 가격이 저렴하게 나온다. 버스를 타면 저렴한 대신 2시간 정도 걸린다. 우르겐치에서는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이 그리 멀지 않다. 택시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가면 투르크메니스탄 국경 검문소로 갈 수 있다.
이곳까지의 여정은 시간이 넉넉지 않으면 망설여지게 된다. 만약 밤 기차를 타고 와서 히바까지 왔다면 갈때는 우르겐치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것도 권장할 만한다. 히바까지 온 길에 계속 누쿠스(Nukus)까지 가서 아랄 해 근처에 있는 ‘무이낙’을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로 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누쿠스에서는 타슈겐트까지 가는 비행기가 있으니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