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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파리 이르쿠츠크와 시베리아의 진주 바이칼 호수

시베리아 한복판에 이르쿠츠크(이르쿠츠크(Irkutsk)란 도시가 있다. ‘시베리아의 파리’라고 불릴 정도로 화려한 도시인데 근처에 이르쿠츠크가 가장 자랑하는 바이칼(Baikal) 호수가 있다. 면적이 3만 1500제곱 킬로미터로 한반도의 약 7분의 1이고, 길이는 한반도 만한 바다 같은 호수며 근처에서 우리 민족의 풍습과 비슷한 흔적들도 발견되는 곳이다.

“시베리아의 파리, 이르쿠츠크(Irkutsk)”
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의 파리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지만 아픈 역사도 서려 있다. 1825년 12월 어느 날, 차르 니콜라이 1세의 즉위식에서 일단의 청년들이 차르를 암살하려다 실패한다. 공화제나 입헌군주제를 추구했던 귀족의 자제들인 그들은 12월에 거사를 해서 ‘데카브리스트(12월 당원)’라 불리는데, 실패 후 이르쿠츠크로 유배되었다. 그때, 그의 부인들은 선택을 강요받았다. 반역자들을 잊고 새 출발을 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을 버리고 남편을 따라 갈 것인가? 이때 그들은 쇠고랑을 차고 유배지 시베리아로 떠나는 남편들을 따라왔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놓이기 전에는 시베리아 오지는 오다가 죽는 사람들도 생기는 죽음의 길이기도 했다. 데카브리스트들은 황량한 이르쿠츠크 근처의 광산이나 벌목장에서 일을 했고 부인은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이곳에서 살았다.
그런 이르쿠츠크가 이제 시베리아의 중심도시가 되었다. 교통의 요지이며 웅장한 건물과 화려한 상점들로 활기찬 이 도시에는 데카브리스트의 주동자인 트루베츠코이와 볼콘스키가 살던 집들이 보존되어 있고 러시아 화가들의 아름다운 작품들이 전시된 예술박물관도 있다. 시베리아 벌판에도 이제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물씬 풍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의 무대이기도 했던 세계적인 담수호 바이칼(Baikal) 호수”
이르쿠츠크가 가장 자랑하는 곳이 바이칼 호수다. 이르쿠츠크(Irkutsk) 부근에 있는 남북으로 초승달처럼 길게 뻗은 바이칼 호는 지구가 갈라질 당시인 2500만~3000만 년 전부터 생성된 것으로 세계 담수호의 1/5의 물이 담겨져 있다. 또한 호수의 넓이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넓다. 면적은 3만 1500제곱 킬로미터로 한반도의 약 7분의 1이고, 길이는 한반도 만한 바다같은 이 호수에 가려면 우선 이르쿠츠크에서 시외버스를 타야 한다. 침엽수림이 우거진 눈덮힌 길을 1시간 45분 정도 달리면 리스트반캬라는 마을이 나오고 드디어 바이칼 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름에 가면 수영을 즐기는 휴양지같은 분위기지만 겨울에 가면 완전히 꽁꽁 얼어버린다. 바이칼 호수의 깊이는 1,673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깊고 물이 매우 투명해서 40미터 깊이까지 육안으로 보인다. 이 호수에는 336개의 강이 흘러 드는데 물이 빠져나가는 강은 앙가라강 하나뿐이고 예니세이 강으로 합류되어 북극해로 흘러 든다. 호수 밑에서는 샘물이 솟고 있고 3,500여종의 생물이 살고 있는데 그 중에서 84%는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것들이다. 또한, 햇빛에 닿으면 그냥 녹아버리는 투명한 물고기도 있다 한다.
바이칼이란 타타르어로 ‘풍요로운 호수’라는 뜻이다. 타타르인은 원래 13세기 몽골을 따라 서진했던 투르크족과 불가리아인, 카자흐인들과의 사이에 태어난 혼혈인인데 나중에 북방 투르크족들은 모두 타타르인이라 부르게 되었다. 바이칼은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의 무대이기도 했다. 학자들은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 중의 일부가 차차 동진해서 한반도로 흘러들었다고 추정한다. 그 흔적일까, 바이칼 호수 근처에는 한국의 장승과 모습이 똑같은 장승이 서 있기도 하다. 바이칼 호수에 온 이들은 누구나 ‘오물’이라는 물고기 맛을 본다. 끝없이 펼쳐진 바이칼 호수 앞에서 오물 안주에 목이 타는 듯한 보드카 한잔을 기울이는 행위는 빠트릴 수 없는 의식이다.

“이르쿠츠크의 잠재력”
이르쿠츠크에는 이런 낭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르쿠츠크 근처의 가스 매장량은 1조 5천억 세제곱미터. 이는 한국과 중국에 30년간 공급할 수 있는 매장량이다. 또한 석탄, 석유, 철광석 등의 지하자원의 개발에 있어서 중심지는 이르쿠츠크다. 이제 러시아는 거대한 포부를 안고 시베리아를 개발하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오염되는 자연의 문제는 몽골과 중국의 황사처럼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