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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길고 긴 열차, 시베리아 횡단열차

C. Unsplash의Dmitry Ant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9,288km를 달린다. 지구 둘레가 40,075km이니 거의 지구 1/4바퀴를 달리는 것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계속 달린다면 7박 8일이 걸리는 이 길고 긴 열차를 타면 시베리아의 끝없이 펼쳐진 자작나무 숲과 거대한 바이칼 호수와 함께 다양한 역사를 가진 수많은 도시와 마을을 지나간다. 시베리아 횡단은 살아 생전 언젠가 꼭 가볼 만한 매력적인 길이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건설의 과정”
태평양에 부동항을 개척하고 모피 등을 조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베리아를 개척하던 러시아는 오랜 세월에 걸쳐 시베리아에 횡단 철도를 건설했다. 1870년 우랄산맥 부근의 예카테린부르크까지 개통된 철도는 계속 동쪽으로 연장되어 1898년 바이칼 호수의 이르쿠츠크까지 이어졌다. 또한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로프스크까지는 그보다 1년 전인, 1897년에 개통되었고 마지막으로 스레텐스크와 하바로프스크 구간이 1916년에 개통되면서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이어지는 길고 긴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완성되었다.

“시간대가 여덟 번이나 바뀌는 시베리아횡단 열차여행”
군사적이고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만들어진 시베리아 횡단 철도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길이 되었다. 열차를 타고 계속 달리면 6박 7일이 걸리기에 중간중간 도시에 내려서 구경하다 보면 약 1개월이 걸리는 여행이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은 단순히 자연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역사를 보는 여행이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인과 러시아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가장 동쪽에 있는 극동지방의 도시다. 이곳에서 출발해 아무르 강변의 하바로프스크를 거쳐 우리와 비슷한 외모의 부랴트족이 살고 있는 울란우데, 세계최대의 호수 바이칼 호수가 있으며 시베리아의 파리라 일컬어지는 이르쿠츠크를 지나간다. 조금 더 가다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횡단 철도에서 벗어나 남쪽의 사얀 산맥을 넘어가면 시베리아 청동기 문화의 요람인 아바칸과 아시아 중심 기념비가 있는 투바 공화국의 수도 키질을 방문할 수 있다.
다시 횡단철도를 타고 서쪽으로 달리면 시베리아에서 제일 큰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와 우랄 산맥 부근에 있는 유럽의 관문인 예카테린부르크를 들르고 러시아의 자랑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거쳐 마지막 도시 모스크바까지 가는 길인데 시간대가 여덟 번이나 바뀌는 매우 흥미진진한 길이다.

“여름 시베리와 횡단과 겨울 시베리아 횡단”
시베리아는 여름에 덥다. 이상 기온으로 영상 40도까지 올라간 적도 있지만 대략 한국의 여름과도 같다. 이때는 낮이 길어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활기찬 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겨울에는 매우 춥다. 시베리아는 9월만 되어도 벌써 눈이 온다. 11월 무렵이면 겨울 시베리아 한복판은 이미 눈속에 깊이 파묻혀 있고 수은주는 영하 25도를 향해 곤두박질친다. 한겨울에는 영하 30도, 40도까지도 내려간다. 그러나 옷만 잘 갖춰 입으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시베리아 벌판을 걸어 다니는 것이 아니라 대개 도시를 다니기에 종종 쉬어 가면서 다니면 된다. 겨울철 시베리아 횡단은 더 낭만적이다. 특히, 하바로프스크에서 울란우데까지 약 54시간에 걸쳐 거대한 타이가 숲을 달리는 동안, 눈 덮인 침엽수림과 헐벗은 자작나무 숲의 풍경은 쉽게 끝나질 않는다. 그런 풍경은 겨울 시베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시베리아 횡단 여행의 매력”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른 낯선 세계를 헤쳐 나간다는 것은 흥미진진하지만 힘든 점도 있다. 개인적으로 다니면 경찰에게 검문도 당하고, 불친절한 사람들을 만나 주눅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친절한 사람들도 만나 달콤한 시간도 가질 수 있고 술 좋아하는 러시아 사람들과 어울려 보드카를 마시기도 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시베리아 풍경에 지치면 침대에 팔베개 하고 누워 기차에서 흘러나오는 애절한 러시아 음악에 푹 젖어 드는 시간은 달콤하다.
멀고 먼 길을 가는 횡단 열차 속에서는 짧은 삶이 펼쳐진다. 아침이면 화장실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때가 되면 식당이나 열차 칸에서 끼니를 해결하느라 바쁘다. 기차가 정차할 때 잠시 열리는 역사의 간이 장터에서 승객들은 소시지, 빵 등의 식료품과 맥주, 보드카 등을 사는데 한국의 ‘도시락 라면’과 ‘초코 파이’는 인기 상품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어느 도시, 어느 역에서나 그것을 구할 수 있으니 동포를 만난 듯 반갑다.
시베리아 여행은 험해 보여도 그리 어려운 길은 아니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선뜻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지만 언젠가 평화로운 시절이 오면 꼭 한번 달려볼 만한 길이다

“여행시 필요한 거주등록제”
일단 러시아에 입국하면 7일 이내에 오비르란 관청에 가서 거주 등록을 해야 한다. 이것을 했다 하더라도 새로운 도시로 이동하면 7일 이내에 등록을 해야 한다. 이걸 안 하면 나중에 출국할 때, 혹은 길거리에서 경찰에 검문을 당했을 떄 문제가 된다. 혼자 여행하면서 관청에 갈 필요 없다. 정식으로 등록한 호텔에 묵으며 여권을 제출하면 호텔에서 일괄적으로 갖고 가 등록해주고 도장을 받아준다. 단 정식으로 등록이 안된 싼 호스텔에서 묵거나 민박할 경우 개인적으로 알아서 해야 하는데 현지 여행사에 수수료를 내고 부탁해야 한다. 단체 여행을 할 경우에는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