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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사우나 ‘바냐(Banya)’ 체험

c. Unsplash의HUUM

바냐(banya)는 러시아의 사우나를 말한다. 추운 나라이다 보니 핀란드처럼 사우나가 발전했는데 핀란드와는 조금 다른 방식과 분위기다. 10세기부터 시작되었다는데 자작나무로 지은 집에 돌이나 바위를 뜨겁게 달구어서 그위에 물을 뿌려 발생하는 수증기를 이용한 사우나로 러시아 여행 중, 특히 추운 겨울에 해볼 만한 체험이다.

“젖은 자작 나무로 자신의 몸을 때리는 바냐(Banya)”
러시아 사우나, 즉 바냐는 건식이다. 뜨거운 돌을 달구어 그 위에 물을 간간히 뿌리는데 공기가 매우 뜨겁다. 그렇게 몸을 달군 후, 나와서 차가운 물을 끼얹고 물에 적신 자작나무 가지로 자신의 몸을 두드린다. 이것은 혈액 순환을 잘 시키고 몸의 노폐물을 잘 배출시키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지만 고대 기록에 의하면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채찍질하며 회개하는 것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유야 어쨌든 이런 풍경은 러시아만의 특징이고, 바냐는 종교를 떠나서 건강 유지와 스트레스 해소를 하기 위해 발전했다.

“지역마다 다른 바냐(Banya)의 모습”
러시아인들에게 바냐는 휴식처다. 모여서 사우나도 하고 맥주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각 지방마다 바냐가 많은 데 모스크바에는 고급스러운 바냐도 있다. 이런 곳은 비싸지만 시설이 매우 잘 되어 있다. 좋은 곳에는 수영장도 있다. 한국의 찜질방처럼(구조와 분위기는 다르지만) 편안한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과 술을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다. 러시아인들은 바냐를 단지 목욕하기 위해서 오는 것보다는 땀을 빼고, 이야기를 나누고, 또 술과 음식을 마시는 즐거움으로 이용한다.
지방으로 내려가면 전통적인 모습이 남아 있다. 벽 한쪽에 검은 돌이 쌓여 있는데 이것을 장작불로 달군다. 그 위에 물을 부으면 김이 난다. 뜨거운 열기를 즐기다가 시골 같은 곳에서는 밖으로 나와 찬 공기를 쐬기도 한다.

“남탕에 할머니가 돌아다니는 바냐”
바냐 체험은 사람마다 다르다. 워낙 넓은 땅에 수많은 바냐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 시베리아 하카시아 공화국의 수도 아바칸 같은 곳에 있는 바냐는 허름한 공중 목욕탕 같은 비슷한 분위기다. 옛날 한국의 대중탕처럼 옷을 넣는 곳이 있지만 탕 안에는 한국처럼 뜨거운 물이 담긴 탕이 없고 각자 양동이에 뜨거운 물을 받아서 끼얹는다. 한 켠에는 자자나무가 수북히 쌓여 있고, 사람들은 그 가지로 자기 몸을 때린다. 그런데 이곳에서 할머니가 관리를 하며 돌아다닌다. 남자들은 옷을 다 벗고 있는데도...벌거벗은 젊은 사내들이 좁은 실내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시끄럽게 떠들면 할머니가 뭐라 야단도 치는데 이런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보이는 곳도 있다. 또한 소도시의 욕탕에 가면 탕은 하나고 남자와 여자가 이용하는 시간이 다른 곳도 있어서 시간을 잘 알아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