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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을 거니는 세계적인 길, 제주 올레 트레킹

스페인에 산티아고 길이 있다면 대한민국 제주도에는 올레길이 있다. 산티아고 길은 드넓은 평원에 펼쳐진 끝없는 길을 걸어가며 기독교의 성인을 추모하는 종교적인 길이고, 제주도의 올레길은 아름다운 제주의 해변과 부드러운 언덕이 솟구친 오름을 감상하는 대자연의 길이다. 올레는 제주도의 방언으로 좁은 골목이란 뜻이며 큰길에서 집의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을 말한다.

“제주 올레길의 유래”
제주 올레길의 탄생에는 제주도 출신 언론인 서명숙이 있다. 그녀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2006년에 걸었는데, 함께 걸었던 영국의 기자가 본국으로 돌아가 각자 이런 길을 만들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후 영국 기자와 서명숙은 자기 나라에 그런 길을 만들었다. 2007년 9월 8일 올레 1코스 길이 만들어졌다. 길 곳곳에 상징물을 표시하고 곳곳에서 인증 스탬프를 찍어주는 것도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방식이다. 제주도 방언 올레의 뜻은 집에서 거리길로 나가는 골목길이다. 그러니까 현재 우리가 걷는 올레길은 원래 의미의 올레길은 아니다. 그러나 제주에 새롭게 만들어지는 도보 여행길 ‘제주 올레’가 제주와 육지를, 제주와 세계를 연결하는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제주올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제주도 올레길이 만들어진 후, 한국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그후 2012년 11월까지 총 21개의 코스가 만들어져 제주도 외곽을 한 바퀴 걸을 수 있는 올레 코스가 완전히 연결되었다. 그후 계속 길이 개발되어서 현재 27개 코스, 437km의 길이 되었다.
각 코스는 대략 15km 정도이며, 소요 시간이 5~6시간 걸리고 모두 완주하려면 약 한 달이 걸린다. 주로 제주의 해안지역이지만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이 다양하게 섞여서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제주 주변의 작은 섬을 도는 코스도 있다. 이 길은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관리하고 있다. 올레길은 전국에서 도보여행 열풍을 불러 일으켰고 그후 지리산 둘레길 등 곳곳에 수많은 길들이 생겨났다. 또한 일본 규슈에도 제주올레의 컨설팅을 받아 규슈 올레길이 탄생했다.

“많은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올레길 코스”
올레길 코스는 다양하다. 제주도 내에 23개 코스가 있으며 우도, 가파도, 추자도 코스까지 포함해서 모두 27개 코스다. 초창기에는 제주도 본섬 21개 코스만 완주해도 완주 메달과 완주 증서를 주었는데 이제는 나머지 4개를 모두 다 걸어야 그것들을 준다. 그 중에서 우도와 가파도는 가기에 어렵지 않지만 추자도는 가기 힘든 곳이다. 제주에서 배를 타고 1시간 반 정도 가야 하고 바람 부는 날에는 배멀미로 고한다. 또 추자도에는 숙박시설도 넉넉지 않은 편이다. 이런 완주 메달이나 증서에 연연치 않는 사람들은 올레길 중에서 아름다운 곳을 선택해서 걷는 경우가 많다.

올레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뽑는 것은 각자의 느낌이 다르기에 쉽지 않다. 그러나 ‘가장’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길들이 있다. 그런 곳을 소개한다면 우선 7코스가 있다. 서귀포시 남쪽 해안에 있는 이 길은 외돌개에서 월평 마을에 이르는 14.2km 구간이다. 4, 5시간 걸리는 길로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는 길이다.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외돌개는 180년 전 바다에서 솟구친 용암이 굳어서 만들어진 돌기둥이다. 외돌개에서 서쪽으로 돔배낭골까지 이어진 길은 바다와 숲과 해안 풍경이 어우러진다. 법환 포구를 지나 제주 올레길 지킴이 김수봉이 돌과 곡괭이로 직접 길을 내고 계단을 만든 수봉로가 나온다. 지극한 제주, 올레길 사랑이 느껴지는 길이다. 그리고 서건도를 지나 조금 더 가면 해군 기지 건설로 논란이 많았던 강정 마을이 나온다. 거기서 계속 바닷길을 따라가면 목적지인 월평 마을이 나온다.
올레길 10코스도 사랑받는 길이다. 화순에서 모슬포까지 가는 15.6km의 길로 5, 6시간 정도 걸리는데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우뚝 솟은 산방산을 지나면서 멀리 바다 건너 보이는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 마라도와 가파도를 감상한다. 송악산을 지나면 대정읍 하모가 나타나는데 이 길은 제주도 최고의 해안 경관으로 손꼽힌다.
6코스 역시 사랑스럽다. 제주도 남부의 아름다운 해안가를 걷는 길로 쇠소깍에서 시작해서 서귀포시에 있는 제주올레 여행자 센터까지 간다. 11km로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쇠소깍 주변의 풍경도 아름답고 길을 걷다가 만나는 구두미 포구의 풍경도 포근하다. 그리고 계속 길을 가다 보면 영화 ‘수리남’의 촬영지였던 카페 ‘허니문 하우스’도 나온다. 제주도지만 열대 지방의 풍광이 필쳐져서 이곳에서 수리남의 영화촬영을 했었다. 그리고 소정방 폭포, 정방 폭포를 지나면 서귀포시로 들어가게 된다.
한달 정도 시간을 투자해 한 번에 다 돌 수도 있고 끊어서 돌아볼 수도 있다. 제주도 올레길은 세계 어디다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아름다운 길이다.

“올레길의 주의할 점”
종종 보도를 통해서 알려졌지만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2012년 7월 12일 오전 한 여성 관광객이 올레길을 나섰다가 실종되었다. 일주일이 지난 7월 20일, 실종된 관광객의 토막 시신 일부와 운동화가 올레길에서 발견되었다. 사흘 후 7월 23일 용의자가 잡혔는데 사건이 일어난 그 올레길 코스는 폐쇄되었다가 다시 개방되었다.
어느 길이나 마찬가지지만 저녁 늦게까지 걷은 좋지 않다. 갈림길이 많은 경우 길을 잃을 수도 있다. 9코스의 경우에는 해변가에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아서 여성들이 조심하는 편이라고 한다. 안전 문제는 경찰이 곳곳마다 책임져줄 수도 없고, 또 제주 올레 사무국 역시 민간 재단이라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결국 각자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가급적이면 여성들은 홀로 가지 말고 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을 택하는 것이 좋으며 과도한 욕심을 내서 어려운 길을 가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제주도민들이 모두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을 환영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야 손님을 환영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너무 많은 외지인들이 나타나면 피곤해 할 수도 있다. 또 한참 일하는 시기에 ‘놀러’ 온 사람들이 반가울 리 없다. 길을 걸으며 조심스럽고 공손하게 현지인을 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