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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풍류를 간직한 전주 한옥마을

전주가 관광지로 발돋움하게 된 계기는 전주 한옥 마을이었다. 전주시 완산구 교동, 풍남동 일대에 위치한 한옥 밀집 거리인 ‘전주 한옥 마을’은 전주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경기전, 전주향교, 한벽당, 오목대와 이목대, 전동 성당등 역사 깊은 건물들이 있다.

“불편하고 초라했던 예전의 전주 한옥 마을”
을사조약(1905년) 이후 일본인들이 전주에 들어오면서 서문 밖, 지금의 다가동 근처의 전주천변에 살기 시작했다. 그후 전주의 상권을 일본인들이 장악하면서 서문 일대가 번성하게 된다. 그러자 1930년 전후로 일본인들의 세력확장에 대한 반발로 한국인들은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촌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옥촌은 일본인들이 살던 마을과 달랐고 화산동의 서양 선교사들이 살던 지역과도 달라서 전주는 다양한 모습을 갖게 되었다.
한옥촌이 형성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1990년대 중반까지 한옥촉은 전통 한옥에서 사람들이 생활하는 마을로 한옥의 수도 많지 않았고 볼품없는 개량 한옥이나 일반 철근 콘크리트 단독주택도 많았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한옥촌이기는 하지만 관광객이 올만한 곳은 아니었다. 다만 역시 깊은 오적지 경기전과 전동 성당, 오목대가 있었을 뿐이다. 한옥집들도 낡은데다 일반 주택들 사이에 끼어 있었다고 한다. 그 시절에도 한옥은 문화재 취급을 받아서 함부로 수리하지 못하게 했고 지원은 부족해서 한옥 사는 주민들은 많은 불편을 겪었다.

“새롭게 태어난 전주 한옥 마을”
전주 한옥마을이 새롭게 태어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였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을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서 기존의 건물들을 대거 철거하고 노후한 한옥은 수리하고 한옥 신축을 늘렸다. 이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까지는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만 지역 주민들이 훨씬 좋아진 환경 속에서 살아갔다. 또한 경기전, 전동 성당, 향교, 오목대, 최명희 문학관 등이 있어서 품격 있고 향기로운 한옥마을 분위기였다. 그러나 아는 사람들이나 찾아오는 마을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이 되면서부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방송국에서의 소개도 있었지만 특히 SNS의 영향력이 컸다. 이곳에 온 사람들이 인증샷을 올리고, 역사 문화유적지 보다도 전주 비빔밥, 전주 콩나물 국밥, 풍년제과 초코파이 등 한옥마을 근처에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올렸다. 또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 엄청나게 많은 반찬들이 딸려 나오고, 다시 한 주전자 시키면 더 좋은 반찬들이 나오는 독특한 전주 막걸리집 풍경과 저렴한 가격, 또 황태구이를 먹으며 값싸게 먹을 수 있는 ‘가맥(가게 맥주)’ 등은 전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음식 문화이다 보니 화제거리가 되었고 SNS를 통해 널리 퍼져 나갔다. 그런 것이 궁금해서 온 사람들이 당연히 한옥 마을의 풍경에 감탄하면서 점점 한옥마을의 유적지도 알려져 나갔다. 경기전, 전동성당, 향교, 오목대, 최명희 문학관, 전통 찻집, 공예품점 등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그리고 이때가 복고풍이 유행하던 시절이라 드라마에서도, 방송 예능에서도 옛날스런 모습들이 많이 홍보되었는데 서울의 북촌, 서촌, 가회동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몰려오던 시절이었다. 또한 전주 국제 영화제가 유명해지면서 관광객들은 더 많이 몰려들었다. 2016년엔 연간 천만 명이나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했고 서양인들의 여행 가이드북인 ‘론리 플래닛’에서는 '1년 안에 가봐야 할 아시아의 10대 명소' 중 하나로 전주를 소개하는 바람에 외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에 발맞춰 전주시는 앞으로 관광 트램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옥 마을 일대인 경기전-전동성당-전주천-향교-오목대 등의 구간 3.3km를 시속 약 10km로 순환하는 트램이 생기게 된다.

“관광지화 되어가면서 생기는 부작용들”
우선 한옥마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전주시민들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사실 아무리 많은 관광객들이 와도 그들은 한옥마을에서만 돈을 쓰고 떠나면 일반 시민들이 좋을 것은 없다. 또 어느 곳이든 관광지화가 되면 나타나는 현상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다. 세가 높아지면서 그곳에 둥지를 틀고 한옥 마을 분위기에 협조를 했던 상인들, 예술인들이 이곳을 떠나고 전통과 상관없이 자본을 투입한 상점들이 독차지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그곳에서 생활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은 떠나고 외지에서 자본을 앞세운 상인들이 점거하는 현상이 생긴다. 또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다 보니까 성수기나 주말에는 발디딜 틈이 없어서 정신을 못차릴 정도고 한옥 마을 근처의 도로도 정체 현상이 생기게 된다. 그러니 현지 주민들이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또한 관광객들이 몰리다 보니 음식값이 상승하면서 주민들의 생활물가도 덩달아 치솟는 현상이 생기고 있고 결국 현지 주민들만 불편하고 돈은 서울 사람들이 챙겨간다는 말도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옥마을을 되찾기 위한 노력과 즐기는 방법”
어디나 관광지가 되고 유명해지면 부작용도 있다. 그러나 전주시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전주의 전통, 한옥마을의 전통과 관련이 없는 식품들은 퇴출하려 하고 있다. 또 전주 한옥마을의 품위를 높여주는 공연도 많이 하고 한옥마을과 맞는 축제들도 열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모습을 즐기고 싶다면 주말과 방학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 여름도 피하는 것이 좋다. 걷기에 너무 힘들다. 역시 봄 가을 평일, 혹은 차라리 겨울철이 낫다. 또 사람들 많이 모이는 낮에만 돌아다니지 말고 1박을 하면서 관광객이 빠져나간 저녁 나절, 야경을 즐기면 또 다른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진다. 경기전에서 조선 시대 왕실의 유물을 보고, 오목대에 올라가서 한옥 마을 전경을 내려다보고, 최명희 문학관과 골목길을 거닐며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또 계속 걷다 보면 피로하므로 중간에 적절하게 카페 같은 곳에서 휴식을 취해주면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먹는 것도 탐험하는 기분으로 잘 알려진 곳 말고, 한옥마을을 벗어나 조금만 걸어 다니면서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곳을 찾아다니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음식도 즐길 수 있다. 한옥 마을에도 전주 막걸리 집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한옥 마을이 아닌 곳의 전주 막걸리 골목은 삼천동에 있다. 택시를 타고 가야 하는 거리다.
전주 한옥마을이 상업화되고, 전주시민들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래도 전주는 ‘한옥마을’이라는 이미지가 깊이 바뀌면서, 또 관광객들이 점점 한옥마을을 벗어나 탐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전주시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한다. 또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슬럼화되어가던 구도심이 새롭게 단장화 되어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