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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모든 사람과 음식을 받아들여 부산화시킨 부산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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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산과 해안이 함께 하는 매력적인 도시다. 부산 피난 시절, 온 지방에서 다 내려온 피난민들이 섞이는 바람에 그속에서 그들을 포용하여 만들어낸 부산 특유의 주거지, 시장, 문화, 음식들이 탄생했다. 데이터랩에 올라오는 부산 여행과 관련된 단어들을 보면 씨앗호떡, 돼지국밥, 보수동 책방골목, 밀면, 감천문화마을, 국제시장, 부평 깡통시장, 광안대교, 그리고 흰여울 문화마을, 이기대 해안로, 블루라인파크 해변열차 등이 알려져 있다.

“한국의 모든 것을 포용하며 부산화 시킨 부산의 매력”
부산은 전 국민의 애환이 서린 곳이었다. 한국 전쟁 때 졸지에 전 국토가 북한군에 의해 점령되자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몰려들었다. 갈 곳 없는 그들은 판잣집을 짓고 천막에서 생활하며 억세게 살아냈다. 부산에는 그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산복도로, 매축지, 감천 문화마을, 흰여울 문화마을, 영도다리 부근, 국제시장, 부평시장이 다 그랬다. 서로 부대껴 가면서 억세게 살아남은 흔적들이다. 부산은 전국 각지에서 온 피난민들을 포용하면서 그들의 음식과 문화를 부산화시켰다. 함경 북도의 냉면이 밀면으로 탄생했고 이북의 순대국밥이 싸고도 푸짐한 돼지국밥으로 변신했다. 또한 화교들이 갖고 온 만두가 부산의 차이나타운에서 활짝 꽃피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주로 짜장면을 팔지만 부산 차이나타운은 만두가 유명하다.
부산에는 많은 볼거리들이 있다. 지하철 자갈치역, 남포역 뒤쪽의 광복동, 국제시장, 부평시장 그리고 중앙로 40계단, 보수동 거리는 언제나 관광객들이 넘치는 매력적인 곳이다. 특히 중앙로 40계단 거리는 가을에 오면 낙엽이 져서 더욱 운치 있다. 또 곳곳에 아기자기한 카페, 식당들이 있어서 아늑한 거리다. 부산의 매력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새로 생긴 센텀시티는 홍콩 같고, 해운대는 호화스러운 외국의 해변 같다. 젊음이 넘쳐흐르는 광안리 해변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기장 해변, 용궁사가 있는 해변은 고요하다. 유서 깊은 통도사는 산에 있으니 부산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고 서민적인 것과 고급스러운 것이 공존하는 곳이다. 또 과거와 현재가 얽혀 미래를 향해 가는 역동적인 도시다. 부산 토박이들은 외부에서 온 것들을 포용하면서 새로운 부산을 만들어냈다.

“부산에서 탄생한 밀면의 원조집”
부산의 밀면은 유명하다. 내호냉면 집이 원조집인데 함경도 흥남에서 1919년부터 냉면집을 하다가 한국전쟁 중 흥남철수 때 부산에 온 실향민이 만든 식당이다. 냉면을 만들 재료인 고구마 전분이 귀해서 당시 배급으로 받던 밀가루를 섞어 부산 최초로 밀면을 만들었다. 그것이 퍼져 나가면서 ‘부산 밀면’이 대중화되었다. 물론 밀면을 잘하는 식당은 여기 말고도 부산에 많이 퍼져 있지만 원조를 먹고 싶은 사람들은 이곳을 찾아오고 있다. 냉면은 완전히 함경도식을 고구마 전분 100%로 하고 밀면은 밀가루 70%, 고구마 전분 30%를 섞어서 만들고 있다. 그러니까 밀면은 함경도 피난민들의 음식과 부산의 환경이 만들어낸 역사적인 음식인 것이다.

“수육이 맛있는 돼지 국밥집”
부산에는 ‘50년(60)년 전통 할매 국밥집’이 있다. 지도에는 50년 전통이지만 막상 가보면 간판에는 60년 전통 국밥집이다. 이곳은 수육 백반이 인기가 있다. 푹 익은 살코기는 두텁고 푸석푸석한데 거기에 비계가 섞이니 잘 씹히면서도 살살 녹는다. 국은 돼지국밥답지 않게 매우 맑다. 부추와 양념장, 새우젓을 적당히 섞어서 먹으면 칼칼하면서 개운하다. 따로 돼지 국밥도 맛있다 국 안에는 돼지고기가 이미 들어가 있는데 수육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꽤 많이 있어서 든든하다. 돼지고기는 잘 삶아졌고 국물 맛은 좋다.

“삭막한 현실 속에 꽃피는 낭만, 흰여울 문화마을”
흰여울 문화 마을은 피난민들과 서민들이 살던 달동네였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언덕길에 다닥다닥 좁은 집들이 들어선 곳인데 이제 부산의 사랑받는 관광지가 되었다. 하얀 햇살이 가득한 골목길에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이 젊은 남녀들이고 외국인들도 많이 온다. 길이 세 갈래로 나 있는데 파르스름한 빛깔로 단장한 바닷가의 해안길, 중간 언덕의 집들 사이로 난 골목길, 그리고 가장 위쪽에 차도가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걷는 길은 중간의 언덕길이다. 동네가 깔끔하고 아름다우며 길을 걷는 동안 밑의 바다에는 점점이 배가 떠 있는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하얀색, 노란색, 파란색 등이 어우러진 담벼락들이 예쁘고 골목길 곳곳은 작고 예쁜 카페와 식당, 기념품 파는 가겟집들로 가득 차 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찼다. 담벼락이나 카페에 써 있는 글귀들이다.

‘꽃처럼 빛나도록 살아야 한다’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바람 분다고 탓하지 마라. 그 어떤 센 바람도 내게만 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부지런하면 두려울 것이 없다.’

이런 글을 보며 위로를 받고, 바다와 하늘을 보고 햇살을 쬐며 사람들은 휴시을 즐긴다. 그러나 사람 하나 지나가기에도 좁은 골목길, 고운 색으로 칠해진 담장 너머 안쪽의 허름한 집들, 낡은 아파트, ‘쉿, 목소리를 낮춰 주세요. 주민이 거주하는 공간입니다’, ‘함부로 문을 열거나 집안으로 들어 가지 말아 주세요’라는 글을 보면 낭만 뒤에 서린 팍팍한 현실을 살짝 엿보게 된다.

“절벽 위에 난 송도 해안의 볼레길”
송도 해변에는 볼레길이 있다. 송도 해변에서 암남공원까지 절벽에 설치된 2킬로미터 정도의 길이다. 송도 해안은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에 비해 조용하고 아늑하다. 송도 앞 바다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가 묵묵히 지나가고 주변에는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는 스카이 워크도 설치되어서 걸을 수 있는데 절벽의 볼레길도 인기 있다. 이곳은 날씨 더울 때는 오전에 걸으면 안 좋다. 햇빛이 비추기 때문이다. 오후에 걸으면 그늘이 져 있는데 절벽에 난 쇠 난간 길을 따라 가면서 파도 출렁이는 바다를 보고 바닷바람을 쐬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부산 시민들은 밑에서 낚시를 하고 쇠난간 길, 조금 넓은 공간에서는 의자에 홀로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트럼펫을 부는 부산 사내들도 있다.

“피난민의 마을이 아름다운 마을로 변한 감천 문화 마을”
감천문화 마을은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비탈길에 들어선 마을이었다. 그런데 궁핍한 서민의 마을에 벽화가 그려지고, 지붕에 예쁜 색깔들을 칠하고, 골목 곳곳에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이 설치되면서 매스컴을 탔다. 점점 관광객이 불어나고 그 수입으로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성공적으로 변한 마을이 되었다. 흔히 한국의 산토리니라고 불리는데 산토리니와는 또 다른 사람들의 애환과 문화적인 향기가 넘치는 곳이다. 이런 시도를 한 마을들은 많지만 감천 문화 마을이야말로 크게 성공한 마을이다. 한국은 물론 외국인들도 많이 오는 곳이 되었다. 이곳은 가파른 계단과 미로와 같은 길들이 사방으로 막힘 없이 연결되어 있고 곳곳에 카페나 기념품 가게, 전망대, 볼거리 등이 있어서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골목길에는 알록달록한 색깔로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고 중간중간에 카페와 타로집이 보인다. 그 집 담벼락에 ‘묻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라는 위트있는 간판도 보인다.
카페의 이층 옥상으로 올라가면. 밑으로는 비탈진 감천마을 전경이 보이고. 파란색 지붕이 햇살에 빛나고 멀리 바다가 반짝인다. 맞은편 산 밑에는 성당이 보이고 마을 중간에 아파트가 우뚝 솟아 있다. 그것을 바라보면 어려운 시절을 겪어내고 이런 멋진 마을을 일구어 낸 주민들의 땀방울이 보이는 것만 같다. 감천 마을은 밤에 가서 야경을 보면 더욱 멋있다. 어둠이 덮치면 점점 점점 더 불을 밝힌 집들이 많아지면서 땅에서 별들이 솟는 것처럼 보인다. 담에 걸터앉아 감천마을을 내려다보는 어린 왕자와 여우는 외롭게 앉아 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은 사람이라면 가슴에 와 닿는 풍경이다.

“용두산 공원과 부산의 전통적인 관광지들”
용두산 주변은 오래전부터 일본인들의 거주지였다. 1676년 조선 숙종 2년에 용두산을 중심으로 11만 평의 부지에 초량왜관을 조성하였고 2년 뒤인 1678년부터 500여명의 왜인들이 이곳에 거주하였다. 그러니 광복로 일대는 일제강점기를 포함해서 약 260년 간 왜인들이 거주하면서 무역과 외교를 펼치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용두산 주변, 즉 자갈치역과 남포역 뒤쪽의 광복동, BIFF 광장, 부평동의 골목길들에서는 어딘지 일본풍이 넘쳐나는 이색적인 공간이다.
용두산 꼭대기에 오르면 공원이 나온다. 원래 이곳에는 일본인들이 만든 신사가 있었지만 해방 후, 어느 목사가 휘발유로 싹 태워서 지금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다. 대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용두산 공원은 부산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주변에는 술집과 식당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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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차이나 타운”
부산역 건너편에는 차이나타운이 있다. 축제를 할 때는 경극도 하고, 사자춤도 추고, 용 퍼레이드도 하고 각종 길거리 음식도 팔아서 볼만하다. 이곳에는 러시아어 알파벳이 쓰여진 술집과 카페들도 있다. 특히 차이나타운의 만두집은 매우 유명하다. 힌국 전쟁 때 이곳에 피난 온 산둥반도 출신의 화교들이 만두를 만들어 팔면서 그것이 부산 차이나타운의 명물이 되었ㄷ고 한다.
차이나타운에서 계속 이어진 거리는 텍사스 거리다. 가방 가게들과 술집들이 많이 보이고 보라카이 클럽, 바이칼 클럽, 라스베가스, 킹스 클럽, 런던 바, 시애틀 노래주점, 시카고, 캄차카, 하바나 클럽 등 이름이 거창한 국제적인 분위기다. 환전소들도 많이 보이다. 이곳은 부산의 이태원같은 분위기다.
KTX를 티고 부산을 떠나다 문득, 이 기차를 타고 북한을 가로질러 시베리아 횡단을 해서 모스크바로, 베를린으로, 파리로, 유라시아 대륙의 끝까지 달리는 날을 상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