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부탄 왕족이 시작된 트롱사(Trongsa) 종
해발 2,180m에 있는 트롱사(Trongsa)는 부탄 중부에 위치한 도시로 트롱사 종칵(Trongsa Dzongkhag)의 중심 도시다.(종칵은 우리나라의 도 개념으로 부탄에는 20개의 종칵이 있다.) 예전에는 통사(Tongs)로 표기되었는데 요즘은 트롱사(Trongsa)로 표기되고 있다. 이곳은 봅지카에서 동쪽으로 3시간 동안 험한 산길을 달려야만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현재의 부탄 왕족이 시작되었다. 이곳은 산악 풍경이 매우 아름답고 한적하며 상쾌한 도시다. 1950, 60년대에 티베트인들이 많이 유입되어서 함께 살고 있는데 겉으로 보면 쉽게 구별이 안 된다.
“부탄의 역사가 시작된 트롱사 종”
이곳은 부탄을 통일한 샤브드룽(Ngawang Namgyal, Zhabdrung Rinpoche)의 증조할아버지의 흔적이 서려 있다. 그의 증조할아버지 드룩파 스님 나기 왕축(Ngagi Wangchuck)이 1543년에 이곳에 와서 사원을 만들고 명상을 했다. 차차 그 사원을 중심으로 마을이 만들어지자 사람들은 그곳을 예전에는 통사로 부르고 현재 표준어는 트롱사라 부르는데 그 의미는 종카어로 ‘새로운 마을’이다.
이곳의 위치는 현재 트롱사 종의 남쪽 부분에 있는 ‘초르텐 라캉’(탑 사원) 자리다. 1644년 중앙 정부의 통제하에 동부 지역을 다스리기 위해 파견한 ‘초겔 밍유르 텐파’에 의해서 건축이 시작되었고 17세기에 ‘데시(desi)’ ‘텐진 랍게’에 의해서 증축되었다.
‘데시’란 말은 부탄어로 지배자라는 뜻인데 정확하게 말하면 세속적인 ‘민간 지도자’다. 17세기 부탄에서 나타난 이원집정부제에서는 정부의 권력은 세속적인 권력과 종교적인 권력이 양분되어 있었다. 세속적인 지도자를 ‘드럭 데시’(Druk Desi)라 했고 종교적인 지도자를 ’제 켄포’(Je Khenpo)라고 했다. 이 민간 권력, 종교 권력을 초기에 모두 총괄하던 이가 바로 부탄의 건국자 ‘샤브드룽’이었다. 이런 시스템은 19세기까지 유지되었었다.
‘초기 왕들이 대관식을 했던 트롱사 종”
트롱사 종의 정식 명칭은 ‘초에크호르 랍텐체 종’(Chhoekhor Raptentse Dzong)인데 줄여서 ‘초에체 종’으로도 부른다. 높은 곳에서 밑을 내려다보는 트롱사 종은 부탄에서 가장 장관을 이루는 종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머문 사람은 트롱사를 다스리는 성주(Penlop)였다. 부탄은 전통적으로 트롱사, 파로, 푸나카, 팀푸, 붐탕 등 9개의 지방으로 구성되었는데 부탄을 통일한 샤브드룽은 각 지방에 성주(Penlop)을 두고 지배했다. 이 종은 1897년에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그 당시 트롱사의 성주는 ‘지그메 남걀’이었다. 트롱사는 동서로 통하는 길목에서 무역을 통제하면서 세금을 거두는 가운데 성장해 갔다. 훗날 그의 아들 ‘우겐 왕축’이 부탄의 다른 지역을 누르고 현재 부탄 왕조의 초대 왕이 된다. 트롱사는 현 왕조의 고향이고 트롱사 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부탄 왕조 초대왕은 물론 2대, 3대 왕의 대관식을 여기서 거행했다. 재3대 왕때까지 트롱사는 부탄의 수도였었다.
그만큼 트롱사 종(Tronsa Dzong)은 트롱사에서 가장 유명한 종이고 부탄의 중요한 종교 중심지로 많은 순례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또한 트롱사 지역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도 유명하다.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계곡에는 많은 강과 호수가 있어서 부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로 매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