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부종합청사, 불교사원, 군 사령부같은 타쉬초 종
부탄의 절은 매우 특이하다. 부탄의 절은 ‘종(Dzong)’이라 알려져 있는데 ‘종’은 정치의 역할을 하는 행정관청, 의회와 종교의 역할을 하는 불교사원, 그리고 적을 방어하는 요새의 역할이 합쳐진 곳이다. 우리 식으로 하면 청와대, 정부종합청사, 국회, 불교 사원 그리고 군 사령부의 역할을 한다. 이것은 티베트에 대항해 독립 전쟁을 하는 가운데 발전한 부탄의 독특한 체제와 건물 양식이다. 부탄의 수도 팀푸에 있는 타쉬초 종(Trashi Chhoe Dzong) 은 현재 부탄에서 가장 중요한 종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종교, 행정, 군대가 모인 종합 건물, 타쉬쵸 종”
이 종은 13세기 초에 만들어졌는데 그 시절 티베트에서 들어온 뇌룡파가 이 지역에서 주도권을 잡고 이 종을 만들었다. 그후 1641년 티베트에서 부탄으로 온 샤브르등은 부탄 뇌룡파의 지도자가 된다. 그는 이 성에 기거하면서 성의 이름을 ‘영광스러운 종교의 요새’이라는 의미의 ‘타쉬초 종(Trashi Chho Dzong)으로 바꾼다.
샤브드룽은 타쉬초 종에 승려와 공무원을 모두 수용할 계획이었지만 너무 작아서 공무원을 위해 계곡 아래에 새로운 종을 지었다. 그런데 상부의 종은 1771년 화재로 소실되었고 하부의 종은 1866년에 파괴적인 화재를 겪었다. 그후에도 1897년의 화재와 치명적인 지진을 겪는다.
“행정 기관으로서의 타쉬쵸 종”
3대 지그메 도르지 왕축 왕이 1962년, 수도를 팀푸로 옮길 때 그는 종을 개조하고 확장했다. 그는 안뜰에 있는 대웅전과 중앙 탑은 그대로 두었지만 나머지 건물은 못이나 건축 계획 없이 전통 방식으로 재건했다고 한다. 이 종은 팀푸에서 가장 웅장한 건물이며 2008년 다섯 번째 왕의 호화로운 대관식 장소이기도 했다. 종은 한때 국회를 수용했으며 현재는 비서실, 알현실, 국왕의 집무실, 내무부 및 재무부가 있다.
“종교 기관으로서의 타쉬쵸 종과 축제”
회의장 북쪽 안뜰에서는 매년 9월, 팀푸의 가장 큰 연례 행사인 ‘팀푸 테츄’ 축제가 열린다. 팀푸 테츄 축제는 부탄에 불교를 전한 파드마 삼바바의 업적을 기리고, 부탄의 전통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축제다. 대략 10일 동안 열리는 팀푸 테추 축제 기간 동안 전통 춤, 음악 공연, 전통 음식 시식 등이 펼쳐진다.이 시기에는 모든 호텔이 완전히 차버린다. 축제 기간 중 호텔이 다 차버리면 게스트 하우스나 다른 사람의 집, 아니면 심지어 텐트에서 자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시기에는 그러러니 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가끔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수상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들이 알아보고 쫒아가 사진찍기를 청하면 젊은 수상은 쑥스러운 듯이 함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수행원도 없이 소박한 그의 모습에 여행자들은 감동하는데 그런 행운을 기대하면서 타쉬초 종을 방문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